-
-
태어난 김에 의학 공부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해부 개념
켄 애시웰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5년 12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공부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태어난 김에 의학 공부, Ken Ashwell, 윌북
약 30년 전, 대학교 때 생리학을 배웠다. 의대생들이 주로 본다는 전공서적은 영어가 난무했다. 임상영양학을 공부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알야할 부분이 인체 생리학이다. 옛날에 내가 배운 책은 비싸기만 하고 올 흑백에 참 재미없었다. 살면서도 계속 궁금한 것이 인체의 신비인지라, 아마존 베트스셀러라는 데 꽂혀서 재미없었던 생리학을 다시 공부해 보고 싶었다.
일단 이 책은 컬러풀하고, 그림이 눈에 확 들어 온다. 이 책은 책표지와 서문에도 나와 있듯이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도록 텍스트보다는 그림으로 과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시리즈이다. 그러다 보니 그림은 간결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임팩트있게 그려져 있다.
이 책은 비록 전공자가 아니어도 태어난 김에 의학 공부를 해보자는 취지로 일반인들고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이니, 어려운 용어나 영어를 차치하고, 의학의 문턱을 낮춘 책이다. 왜 우리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왜 모든 근육이 똑같이 생기지 않았을까? 등등 짧고 간단한 텍스트 속에 우리가 알고 싶은 내용들이 정말 쉽게 섦명되어 있다. 뼈에 붙어있는 가로무늬 근육은 현미경으로 봤을 때 수축을 일으키는 단백질(액틴과 미오신)이 일정하게 배열되어 있어서 줄무늬가 보이지만, 민무늬근육은 수축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일정하게 배열되어 있지 않아 무늬가 없다. 평활근(smooth muscel)이고 배웠던 어려운 용어가 민무늬근로 되어 있어서 그 뜻을 유추하기가 좀 더 쉽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목 부상을 잘 입는 이유는 척추에서 목 부분이 가장 작하고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토바이 사고에서 목 부상은 아주 위험하며, 응급처치 시에 목을 고정하는 건 대단히 중요하다는 깨알같은 설명도 해 놓았다.

이 책은 전공서적이 아니니 용어들이 영어와 병행표기가 되어 있지 않다. 첫 챕터를 펴는 순간 용어의 상이함에 당황했다. '말이집'은 유추조차도 안되는 용어였다. 옛날에는 미엘린(myelin)이라고 배웠는데 지금을 말이집인가 보다. 현직 대학교수로 있는 후배들에게 내가 공부한 부분을 사진찍어 보내고, 요즘 책들은 용어가 달라 못읽겠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말이집은 처음 들어 본단다. 뭐지? 저자가 Ken Ashwell이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의과대학 해부학 교수면 영어로 이 책을 썼을텐데, 번역한 분도 서울대 과학사 석사를 받은 분이고, 동아사이언스 과학기자로 일했던 분이라 번역의 오류가 있을리는 만무하다. 그러고보니 아들이 화학 원소주기율표를 외우는데 내가 알고 있는 거랑 달랐다. 영어의 한글표기법이 달라진 거다. 이 책은 모든 내용이 오직 한글로 표기되어 있어서, 내가 알고 있는 그게 맞나 싶어 네이버 검색을 해 봐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옛날사람이라 그런 걸 어쩌랴.
문장이 길지 않으면서도 자세히 설명해서 인체에 대한 궁금증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 놓았다. 각 장마다 특정 주제와 증상을 중심으로 인체를 해부하여 설명하고, 생리적 메카니즘과 증상발생, 진단과 치료까지 쉽게 설명하고 있다. 태어난 김에 의학을 맛뵈기라도 공부해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분명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장 한장 공부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