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에서 잔까지 - 차의 마음을 담은 소수민족의 땅, 중국 귀주성 차 기행
이은주 지음 / 대경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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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 지원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잎에서 잔까지(중국 귀주성 차 기행), 산우 이은주 지음, 대경북스


이 책의 저자 산우 이은주님은 차를 직접 덖고 제조하며 카페까지 하는 분이다. 차를 좋아하는 마음이 이 책에 가득 담겨져 있다. '귀주성'이라는 곳은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본 지명이다. 저자는 이곳을 차의 마음을 담은 소수민족의 땅이라고 소개했는데, 높은 해발고도, 석회암 토양의 미네랄, 낮과 밤의 온도차, 공기 중의 습도 등등이 차 한 잔에 다 녹아서 차의 맛과 향, 후운까지 연결된다고 한다.


책의 제목처럼 이 책에는 찻잎이 자라, 덖고 말리고, 숙성하는 자연과 사람의 시간과 차를 비로소 마시며 사유하는 모습까지 다 담겨져 있다. 차를 준비해서 마시는 과정은 인스턴트커피나 티백으로 나온 차에 비하면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기를 정성껏 준비해서 차를 마시는 일련의 과정까지도 차를 마시는 것에 포함시킨다. 핸드드립커피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편안함과 비슷하려나?


전문적인 차에 대한 지식이 없지만, 차를 사랑하는 사람이 직접 머나먼 중국 귀주성을 기행한 에세이로 읽어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드넓은 차 밭에서 어린 찻잎을 따는 모습을 머리속에 상상하는데도 뭔가 평온하고 잔잔함이 느껴졌다. 한 잎 한 잎 손으로 일일히 어린 잎만 골라 따는 일이 지루한 반복일지도 모르겠지만, 단순 노동을 하면 잡념이 없어지듯이 나와 자연만 보이는 것 같았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딴 찾 잎을 덖고, 발효하고, 건조하고, 숙성하는 과정을 통해 드디어 차가 만들어 진다. 느리지만 천천히 자라나는 찻잎이 이렇게 좋은 향과 맛을 줄지 상상이나 했을까? 빠른 성장과 속도를 요구하는 현대사회와는 너무나 대비되는 모습이다.


나의 삶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무엇을 바라보며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을까? 때론 초록색 풀도 보고, 파란 하늘도 보고 자연의 소중함을 얼마나 느끼며 살아가고 있을까? 인간과 자연은 지배와 착취의 관계가 아니다.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고급스러운 책 표지의 재질마저도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성격급하고 일에 치여 사는 나에게 조용하게 차 한잔 하는 시간이 절실하다. 홀로 조용히 차를 마시며 사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차가 주는 행복이 있다. 좋은 사람들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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