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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
김응호 지음 / 황금테고리 / 2025년 8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 김응호 지음, 황금카테고리
법적인 정년퇴직은 만 60세이다. 100세 시대라는데 사실 60세는 너무 젊다. 직장에서는 비록 퇴직했지만, 은퇴는 끝이 아니라 인생 2막의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이 책 <은퇴 후 프랑스 자동차 여행>은 안정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따라가는 여행 기록을 담은 책이다. 프랑스 여행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 글을 썼고 책으로 출판하였기에 여행을 다녀온 시점과 출판 시기에는 몇 년의 간극이 있다. 은퇴 후 삶을 즐기고 있으면서 그 당시를 회상하며 썼을 거라 생각하니 좀 더 유의미하게 다가왔다.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이, 평생 가족을 위해 매일 직장으로 출근하고, 야근하고, 녹초가 되어서 퇴근한다. 그렇게 수고한 뒤에 얻은 소중한 시간에 저자는 아내와 함께 파란색 푸조를 타고 프랑스 파리와 인근 도시를 자동차로 여행을 한다. 대중교통이 아니라 자동차를 선택하면 내가 원하는 곳에 멈추고, 마음이 닿는대로 언제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련되고 휘황찬란한 파리의 도심 골목을 시작으로, 보르도의 포도밭, 라벤드가 활짝 핀 프로방스, 푸른 바다가 장관을 이루는 코트다쥐르를 지날 때에 내 머리 속에도 풍경이 그려지는 듯 했다. 열심히 직장생활을 한 저자에게 자동차 위에서, 그리고 길 위에서 바라 본 풍경은 매 순간 소중했을 것이다.
나는 일주일 정도 외국여행을 가더라도 스케쥴을 짜서 움직인다. 호텔 예약 뿐 아니라 대중교통 시간표, 식사할 장소, 꼭 가봐야할 명소 등등 꼼꼼히 정리한다. 그런데 저자의 프랑스 자동차 횡단 여행은 마음일 끌리는데로 발길이 닿는 대로 가는 자유여행, 즉흥 여행이었다. 낯선 마을의 작은 빵집에서 크로와상을 먹고, 동네의 작은 성당에서 현지인들과 어우러져 기도를 드린다. 내가 은퇴 후에 저자처럼 한달여행을 간다면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단순히 여행후기를 담은 책이 아니다. 저자가 여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소소한 대화, 그들과 나눈 미소, 인사 속에는 사람과의 따뜻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비록 낯선 나라, 낯선 도시이지만 다 사람사는 곳이지 않은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쫓기듯 살아왔지만, 이제 은퇴하였으니 마음도 훨씬 여유롭고 평안해졌을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그런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나도 저자처럼 길 위의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다.
더 나이들기 전에 내 발로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을 때 여행을 많이 다녀야 한다는 말을 한다. 은퇴 후에 여유롭게 여행을 다니려면 건강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25년전에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유럽에 또 가고 싶어 졌다. 비록 외국이 아니더라도 어디든 여행을 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여행을 떠나고자 선택하는 용기이다. 원하는 곳에 멈추고, 마음가는 데로 떠나 보고 싶은 중년이후,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