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호르몬 - 비만과의 전쟁에서 발견한 질병 해방과 노화 종말의 서막
조영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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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슈퍼 호르몬, 조영민 제음, 21세기북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비만을 질병이라고 분류했다. 체중을 14kg 감량한 일론 머스크에게 다이어트 비법을 묻자 "간헐적 단식과 위고비(Wegovy)"라고 대답했고, 카다시안 패밀리로 유명한 모델이자 셀럽인 킴 카다시안은 마를린 먼로의 옷을 입기 위해 위고비를 처방받아 한 달만에 7kg을 감량했다. 위고비, 삭센다 같은 비만치료제가 각광받는 걸 보면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영민교수님은 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로 당뇨와 대사성질환이 있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비만치료제로 유명한 '위고비(Wegovy)'의 핵심인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연구하고 있는 분이다. 이 책은 28년간의 임상경험과 연구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기도 하다.

유튜브를 비롯한 매체에서 당뇨병 치료제가 만병통치약이 될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은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위고비는 원래 당뇨치료제였다. 하버드 의대 수명 혁명 프로젝트를 이끈 데이비스 싱클레어 박사의 <노화의 종말>는 NMN 보조제와 당뇨병 치료제 메포민(Metformin), 레스베라트롤의 섭취가 노화에 도움이 됨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의 상담없이 무분별하게 전문약인 메포민의 섭취는 지향해야 한다. 실제로, 의약품의 오남용으로 오히려 더 노화가 촉진된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위고비(Wegovy)는 세계를 움직이는 슈퍼 호르몬의 상품명이다. 위고비의 성분인 GLP-1이 어떻게 식욕을 조절하고 체중을 조절하는지는 일반인도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인크레틴 호르몬은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말하는데, 대표적인 것은 GLP-1이라 불리는 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glucagon-like piptide-1)와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가 있다. GLP-1은 주로 장에서 분비되는데, 당합성, 인슐린 합성과 분비, 세포 사멸기전을 조절한다. 네이쳐에 게재된 서울대 최형진교수님 연구팀은, GLP-1 계열의 비만 치료제가 음식이 앞에 있다는 인지만으로도 이미 포만감을 유발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GLP-1의 기전을 설명하면서 옛날이야기로 전해내려오는 자린고비 이야기를 예로 들었는데, 정말 탁월한 설명이었다. GLP-1을 복용하면 음식을 먹지 않고 보기만 해도 포만감이 생겨 음식 섭취를 중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포만감을 느끼니 음식섭취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체중도 조절이 가능해진다. 자린고비가 굴비를 매달아 놓고 굴비를 먹는 상상을 하며 밥을 먹었던 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 책에는 단순히 비만이나 비만치료제를 넘어 장호르몬이 어떻게 대사와 건강을 조절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 떠오르른 저속노화와 장내 유익세균까지 다루고 있다. 건강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은 호르몬, 장 근육과 신경, 장내세균이기 때문에 내 안의 작은 우주인 위장관이 몸과 마음을 되살리는 핵심이 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뇌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형 당뇨가 있는 경우 알츠하이머에 걸린 위험이 증가한다. 이는 신경세포에서 인슐린의 신호전달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는 GLP-1 유사체인 리라글루타이드를 섭취한 환자들을 4.3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치매발병 위험률이 낮아짐을 확인하였다. 게다가 GLP-1/GIP 수용체에 대한 이중작용제인 터제파타이드를 복용한 환자들의 체중이 20% 감소되면서 수면무호흡증을 절반이하로 개선한 연구도 있었다.

그렇다고 위고비를 맞으라는 건 아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GLP-1나 GIP의 분비를 촉진하는 똑똑하 식사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다이어트 방법으로 흔히 잘 아는 것처럼,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전에 채소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생선, 육류 같은 단백질과 지방을 함유한 음식을 먼저 섭취한다. 이런 식사법은 GLP-1나 GIP의 분비를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할 수 있다. 게다가 혈당 스피이크를 낮추어 식후 혈당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프리바이오틱스 섭취를 통해 장내 미생물무리(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하면 GLP-1, PYY의 분비가 향상 된다. 미생물 대사산물로 생긴 단쇄지방산인 프로피온산(propionate)은 지방세포에서 렙틴 방출을 유도하여 시상하부의 식욕억제 신경을 활성화시킨다.

상식으로 알고 있던 내용들이나 그럴 가능성이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들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 또한 그랬다. 일반인이 읽기에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심플하다.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내용을 적절한 일러스트와 비유를 제시해서 쉽게 설명하려고 했다. 비만과의 전쟁에서 발견한 슈퍼 호르몬이 질병을 이기고, 노화종말의 서막이 되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노화를 지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생겨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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