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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세요? -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상 수집 에세이, 개정증보판
하람 지음 / 지콜론북 / 2025년 1월
평점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그나저나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세요?, 하람 지음, 지콜론북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일상 수집 에세이"
좋아하는 시간의 틈에 이 책을 펼친 누군가에게 드린다는 이 책의 카피 문구 그대로, 이책을 읽는 동안 일상의 감동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통근하며 탔던 버스에서 나오던 올드팝송, 동네 작은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잊고 있었던 아끼던 노트, 여행, 혼자있는 시간... 소소한 일상에서 좋아하는 것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바쁘게 살면서 내가 뭐를 좋아하는지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잊고 있던 내 주변의 것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손 닿는 거리에 차와 책, 라디오가 있고, 침대 위의 휴식, 창 밖엔 밤이 있는 이미지가 딱 내 방과 비슷했다. 침대 머리에 등을 기대고 테블릿으로 영화를 보거나 침대너머 창밖의 풍경이 평화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맞아 나도 그거 좋아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아졌다. 반경 30cm의 세계와 사랑에 빠졌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고작 한 뼘만 한 세계가 내가 가진 전부라도 좋을 것만 같다는 말에 너무너무 공감이 되었다.
작년에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가 뭐를 좋아하는지를 물어본 적이 있다. 평생 아빠 챙기느라 분주했던 엄마는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잊고 사셨다. 함께 카페에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다니며 엄마와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엄마도 이런 거 좋아하는구나 알게 되었다.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버리는 연습이 소중한 것을 남기는 연습이라는 부분을 읽다가 잠시 멍해졌다. 언젠가 본 유퀴즈에서 손숙 배우님과 박근형님이 출연해서 사진앨범, 옷 등을 몇 개만 남기고 정리했다고 했다. 자녀들에게 부담주지 말고 홀가분하게 가고 싶다며... 헤어짐은 언제나 있는 것인데, 남겨진 사람은 슬픔과 허전함에 힘이 든다. 사람을 떠나보낸 것도 힘든데, 유품 정리도 여간 일이 아니다. 때가 되면 내 주변은 내가 정리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리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돌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아하는 것들이 많았다. 작년에 엄청난 일들을 겪다보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시간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고 집중하다보면 우울한 감정도 사르르 녹아내릴 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