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위대한 장 (700만 부 기념 개정증보판) - 장에서 시작하는 건강 혁명
줄리아 엔더스 지음, 질 엔더스 그림,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토록 위대한 장, 줄리아 엔더스 지음, 북라이프

"우울증과 불안장애, 행복은 뇌가 아니라 장에서 온다!"

장 건강은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장 건강하면 단순히 화장실에 잘 가는 배변활동만을 떠 올린다.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은 대부분 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장내 환경이 좋지 않으면 염증을 일으키고, 세로토닌이 분비되지 않으니 우울즐, 불안장애,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현대인들에게 우울증, 불안장애가 의외로 많고, 우울증 까지는 아니더라도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은 이유가 장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인 줄리안 엔더스 박사의 장은 21세기형 장의 완벽한 표본이라고 한다. 어릴 때 유당 불내증이었는데, 다섯 살이 되자 우유를 마셔도 괜찮았고 뚱뚱해졌다 말랐다가 건강하게 지냈는데, 다리에 난 작은 상처가 한 달 넘도록 아물지 않아 병원에 가서 연고를 처방받았으나 3주 후 다리와 얼굴, 등까지 번졌다고 한다. 아토피 피부염 같다고 추측하고 부신피질호르몬제인 코르티손을 먹으면 약간 나아졌다고 한다. 그렇게 17세에 원인불명의 피부병을 앓으면서 장과 소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2012년 의대생일 때 독일 사이언스 슬램에서 '매력적인 장'을 주제로 1등을 차지 하였고, 이 과학강연이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아 2014년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TEDx에도 '놀랍고도 매력적인 장에 관한 과학' 강연이 올라와 있으며 510만뷰를 기록했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마침내 병을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건강한 장을 갖게 된다고 모든 질병이 낫는 건 아니지만,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어떤 새로운 발견이 있고, 이 지식을 활용하여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개선할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일러스트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과학 커뮤니케이션 전문 디자이너인 저자의 동생인 질 엔더스가 그렸다고 한다. 책의 내용은 전문적이고 과학적지만,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져 있다. 


아들이 피부과를 다니며 여드름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꽤 유명한 피부과 의사인 함익병님은 여드름은 유전이며, 먹는 건 크게 영향 없으며, 약 먹고, 바르는 약을 잘 사용하면 몇 주내에 치료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다니는 피부과 의사들은 일단 밀가루부터 끊으라고 한다. 한약먹을 때도 밀가루부터 끊으라고 한다.


빵을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들은 어떨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미국인의 5%, 서양인들 중에서도 무려 1/3이 유전적인 글루텐 불내증이라고 한다. 글루텐이 장에서 부분적으로 소화되지 않은채로 세포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 세포의 연결을 느슨하게 만들고, 염증을 일으키고, 소장 융모를 파괴시키고, 면역 체계와 신경계를 약하게 만든다. 복통과 설사가 잦고, 어린이는 성장발육이 늦거나 생리통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밀가루 음식을 완전히 끊는 것이 좋다. 심각한 소장 손상은 없지만 2주 정도 밀가루 음식을 끊었을 때 속이 편안해지고, 피로를 덜 느낀다면 글루텐 민감증이다.


내 경우는 어릴때 국가에서 분식장려운동을 했었고, 80년대 초반에 엄마가 제빵을 배워서 집에서 직접 베이킹을 하셔서 하루 한끼는 꼭 빵을 먹었다. 그래서 지금도 빵을 먹지 않으면 빵 생각이 난다. 빵을 먹어도 배가 아프거나 불편함이 없으니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좋은 재료로 만든 빵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먹었던 담백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빵을 좋아한다. 깜빠뉴, 치아바타를 좋아하는데, 보통 제과점에서 파는 빵이나 케이크는 너무 단 것들이 많다. 빵이 주식이 아니라 간식인 동양에서는 달달한 단팥빵이나 달콤한 디저트를 찾으니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과당 불내증을 알게 되었다. 우울한 기분이 들면 보통 당이 땡긴다. 달달한 것을 먹으면 행복한 기분이 드는데, 과도한 당은 오히려 우울감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당은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다. 세로토닌의 전구체가 되는 트립토판은 소화과정에서 과당과 겨랍하는데, 과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소장에서 과장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되어, 과당과 결합한 트립토판도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 채 배출된다. 그러니 세로토닌을 못만들게 되어 기분이 우울해진다는 설명이다. 뭐든 적당히 적절히 먹어야 하는 법이다.


나는 여행을 가면 늘 변비가 생긴다. 그래서 평소 먹던 프로바이오틱스를 2배로 먹기도 한다. 여행 중에 변비롤 고생하게 되는 이유는, 장 신경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는지 알고 있는데 이런 습관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와 다른 움직임, 활동, 음식을 먹게되는데다 '우리집 화장실이 아니야 증후군'까지 있으면 볼일을 못 보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배변 욕구를 참으면 장은 며칠 후 변비로 답한다.' 재미있는 표현이지만 정말 맞는 말이다.


매일 비피도박테리옴 비피둠(bifidobacterium bifisum)을 복용한 사람은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bifidobacterium longum)과 락토바실러스 헬베티쿠스(Lactobacillus helveticus)를 섭취한 사람은 우울했던 기분이 즐겁게 바뀌고 분노 지수가 낮아지고, 신체적 불편감도 완화되었다고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도 잘 챙겨 먹고, 운동더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