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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 2500년 동양고전이 전하는 인간관계의 정수
이남훈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평점 :

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 이남훈 지음, 페이지2북스(Page2)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호의를 베풀었더니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나중에는 그걸 악용해서 이용당하고, 무시당하는 쉬운사람이 되고, 바보취급 당하는 경우가 있다. 군말 없이 일했더니, 갈 데가 없어서 저렇게 적은 월급을 받고도 저러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권력 싸움에 관심없이 조용히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은 토사구팽 당하기 딱 좋은 경우가 되기도 한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희생에 가까운 삶을 살았지만, 결국에 가족들에게 조차도 존경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저항하는 불편함을 외면하면 당해도 싼, 만만한 사람이 되고 만다. 내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 될 것인가, 내 삶에 충실한 사람이 될 것인가?
주도권이 없는 삶, 주도권을 빼앗긴 삶은 항상 환경탓, 권력 탓을 한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주도권 확보는 이렇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을 도전에 대한 강한 열망을 불러일으키니, 마음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삶의 흐름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내부의 적은 가까운 사람의 배신이다. 나를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기에 매우 아프게, 회복되지 않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믿음만 알 뿐 배신을 모르면 늘 남에게 속게 되고, 정직만 알 뿐 배신을 모르면 늘 남에게 당하는 사람이 된다. 저자는 조조처럼 배신을 잘 알고, 제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첫 걸음을 훌륭하게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첫 걸음부터 만만치 않구나. 내 인생을 살려면 우선 독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주도권은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조금씩 더 확보해 나가는 치열한 전투임을 명심해야겠다.
삼국지에 나오는 가후는 제갈공명보다 더 뛰어난 전략가이자 처세술의 달인으로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왕이 바뀌면 참모들은 죽거나 버려지기 마련인데, 가후는 무려 다섯 명의 군주를 섬겼고, 77세의 나이에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자연사 한다. 가후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큰 흐름인 대의명분을 추진력으로 삼았고, 스스로가 만든 방해물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했다고 한다. 직접적으로 강하게 상대방을 압박하지 않고, 부드럽게 자극하는 방식을 택해서 상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앞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뒤에서 협상과 조정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내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내가 했던 제일 바보 같은 짓이, 불편함을 무시하고 참았다는 것이다. 나와 주도권을 다투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어떻게 해결할 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고 하거나, 대의명분에 기대어 대립하지 않으면서 배후를 쥐고 흔드는 능력이 부족했던 탓이리다.
<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 되지 마라>는 2500년 세월동안 만들어진 동양고전을 분석하여, 주도권을 위해 각축을 벌였던 사람들, 위대한 영웅, 천재적인 참모, 현명하게 삶을 개척한 사람들의 지혜를 담고 있다. 착한 사람 컴플렉스에 빠져 나와 내 인생, 주변의 관계 전체를 망치고 있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