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와 빈센트 (하드커버 에디션)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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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빈센트 (하드커버 에디션), 윤동주 지음, 저녁달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환호성을 질렀다. 어떻게 이런 콜라보를 기획할 생각을 했을까?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과 화가의 콜라보라니! 그것도 하드커버 에디션이라니!! 택배로 온 책을 조심스레 언박싱하면서 가슴이 설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인을 물어보면 윤동주, 박목월, 서정주를 꼽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1등은 윤동주이다. 일제 강점기에 짧게 살다간 윤동주 시인(1917~1945년)의 시집은 계속해서 다양한 버전으로 출판되고 있고, 그의 삶을 다룬 영화 <동주>도 있으니 그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윤동주는 파평 윤가이다. 이 책 <동주와 빈센트>의 첫장에 실린 흑백사진이 우리 아빠를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다. 도톰한 입술이 전형적인 윤가(家) 남자의 모습이다.


이 책에는 윤동주 시인의 시 124편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129점이 나란히 실려있다. 만 28년 짧은 인생을 살았지만 일제강점기를 살아내야했던 사람으로서의 깊은 고뇌가 묻어 나온 윤동주 시인의 시는 대표적인 저항시로 추앙받고 있다. 나 역시 사춘기 시절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그 감성에 젖어 같이 울기도 했다.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27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단 한 점의 그림만 팔려서 늘 어렵고 지쳐있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을 대단했다. 10년 동안 무려 800여점의 유화와 1000여점의 스케치를 남겼다.


천재적인 시인과 화가는 이렇게 묘한 닮은 점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들의 공통점을 잘 살려 내었다. 윤동주 시인이 쓴 <자화상> 시 옆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 그림이 실려있고, 윤동주 시인의 <서시> 시 옆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림이 실려있고, 윤동주 시인이 쓴 <돌아보는 밤> 시 옆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의 반 고흐의 밤> 그림이 실려있고, 윤동주 시인이 쓴 <못 자는 밤> 시 옆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아를르의 포름광장의 카페> 그림이 실려있다. 분명 윤동주와 고흐가 살았던 시대도 다르니 상황이나 생각이 다를진데, 이들의 시와 그림에는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시를 읽으며 그림을 보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고뇌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짜릿한 전율감이 느껴진다.


출판사가 기획의도한 대로 두 예술가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느낄 수 있었다. 바쁘게 살아가며 지쳐있을 때 <동주와 빈센트>의 한 줄기 빛처럼 위로가 되었고, 따뜻함을 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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