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한 달 여행 - LA에서 마이애미를 거쳐 뉴욕까지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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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한 달 여행, 김춘석 지음, 스타북스


나는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 다녀왔다. 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러시아를 다녀 온 이후, 유럽, 동남아, 일본 등 여행 다녀 온 나라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가 보았지만 안 가본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에 가 있는 동안 한달 전 하늘나라로 가신 아빠 생각이 많이 났었다. 10여년 전 아빠 형제들과 3주간 미국여행을 다녀오신 적이 있으셔서, 내가 보는 풍경을 우리 아빠도 보았겠거니 생각하니 눈물이 울컥했었다. 간간히 엄마랑 영상통화를 하면서 미국을 보여주니, 엄마도 울컥 하셨다. 여행이란 그런 것 같다. 내가 가 보았던 곳을 내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가게 되면 묘한 동질감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미국 남부 한 달 여행>이 묘하게 끌렸나 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춘석 님은 친구들과 황혼 여행으로 미국 남부에 한 달 여행을 다녀온다. 황혼이라고 표현하면 저자가 기분나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공직에서 은퇴 후 초빙교수를 거쳐, 여수시장까지 역임하신 분이니 나이가 대략 짐작이 가니, 마음 맡는 사람들과 한 달 씩이나 여행을 갔으니 대단하다는 찬사가 저절로 나와서, 그저 부럽고 멋지게 느껴졌다.


요즘 한동안 여행책에 꽂혀서 외국 현지에서 한달 살기 하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대부분 젊은 사람이었고, 아직 아이가 고등학생인 걸로 보아 나보다 어리거나 또래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 전에 읽었던 책의 저자들은 당시의 느낌이나 현지의 음식과 거리의 풍경, 당시 나의 느낌과 감정들이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당시의 상황을 적절하게 설명하하고 있는데, 마치 사진이나 영상을 보는 느낌이 든다. 반면에 건물이나 풍경을 보는 느낌은 매우 간결하고 담담하게 쓰여져 있다. 문화와 역사에 대한 소개가 많이 곁들여 있다. 오히려 언제가 보았던 영화, 스포츠, 뉴스 등등 그 장소와 관련된 이야기가 양념처럼 곁들여 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나이에 따라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끼는 수많은 경험과 감정들이 담백하게 농축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초행길도 아니니 건물에서 오는 웅장함과 매력은 덜 할지도 모르겠다.


여행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젊어서는 시간과 돈이 허락하지 않고, 나이가 들어서는 체력과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니 갈 수 있을 때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것을 여행하는 것도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책으로 대리만족을 느끼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언젠가는 친구, 혹은 가족들과 미국 여행을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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