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빛 하늘 아래 푸꾸옥에서
이지상 지음 / 북서퍼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닐라빛 하늘 아래 푸꾸옥에서, 이지상 지음, 북서퍼

낯선 곳에서의 한 달 살기! 생각만 해도 설레인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가 한동안 유행했었는데, 요즘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도 한 달 살기가 유행인가 보다. 드디어 베트남에서 한달 살기를 한 여행책이 나와서 정말 반가웠다.베트남은 무비자로 45일간 머물 수 있으니 한달 살기가 가능하다. 푸꾸옥(Phi Quoc island, Đảo Phú Quốc)은 베트남의 몰디브라 불리는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해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라고 한다. 우기, 건기가 있고 날이 더운 나라이니 동남아 지역인 베트남은 아무래도 12월~3월이 여행하기에 좋겠다만, 한 달 내내 있을거니 좀 더우면 어떠랴.

<바닐라빛 하늘 아래 푸꾸옥에서>는 부부와 고등학생 딸이 함께한 베트남 한달 살기! 리조트에 머물면서 리조트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망고주스를 마시고, 베트남 현지 음식을 포장해 와서 먹고, 근처 마트도 다녀온다. 가끔 밀린 빨래를 들고 빨래방도 다녀온다. 거의 매일 가는 코스이고, 친화력 높은 아내가 베트남어를 하나 둘 씩 배워서 써 먹으면서 주인장들과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된다.

이 책 처음에는 '행복한 여행을 하는 방법'이 나온다. 여행은 인스타그램처럼 해야 한단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처럼 감정표현 하는 이모티콘이 다양하지 않다. 하트를 누르면 그냥 '좋아요'가 될 뿐이다. 여행도 그렇다. 낯선 장소에서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곳이라 신경이 쓰이고, 잠자리도 바뀌어 예민해지고, 음식이나 여러가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장도 예민해지기 쉽다. 그래서 평소에는 별 거 아니라며 넘길 수 있는 상황도 예민하게 받아들여 감정이 상하게 된다. 한 번 감정이 틀어지면 회복하는게 쉽지 않다. 짧은 여행이라면 안 좋은 기분으로 남은 여행까지 망치게 될 수도 있다. 타지, 타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것이니 저자는 각별히 주의한다. 상대방에게도 습관처럼 칭찬을 하고,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싶었다. 아직 가 보지 못한 푸꾸옥의 하늘, 바다, 나무, 건물, 음식 등등 생동감있게 느껴 보고 싶었다. 사진이 많지 않아 머리 속으로 상상을 해야 했다. 리조트 직원 핑크와 매일 아침 간단한 베트남어 회화를 공부하고 실제로 말해보며 긴장하고, 재밌어 하는 아내의 모습, 제 집 같은 리조트 직원의 꼬마 아들, 식당과 카페, 빨래방 직원들과 인사하며 편하게 지내는 모습이 상상이 된다. 4, 5일 여행가면서도 감히 상상하지 못할 일일 것이다. 한 달 살기가 끝나갈 때 즈음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이웃들의 모습, 특히 하필 믹서기가 고장나 마지막 망고주스를 못먹고 갈 뻔 했는데,미니 믹서기를 빌려와서 맛있게 만들어 주는 모습, 분짜를 가득 담아 주던 베트남 식당 사장님을 보니, 참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과 한국이 정 많은 게 비슷하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바닐라빛 하늘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여유가 되어서 나도 푸꾸옥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망고를 실컷 먹으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