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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요코하마 - 나의 아름다운 도시는 언제나 블루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6
고나현 지음 / 세나북스 / 2024년 3월
평점 :

한 달의 요코하마, 고나현 지음, 세나북스
나에게 있어 일본여행은 늘 좋았다. 살면서 일본여행을 세 번 다녀왔는데, 세 번 다 너무너무 좋았다. 첫 일본 여행지는 오스트리아를 가기 위해 일본 나리타공항을 경유하는 거라 호텔바우처를 받아서 나리타에서 1박 2일을 머물렀다. 같이 간 직장 동료 멤버도 좋았지만, 처음 가보는 나리타신사와 전형적인 일본 거리를 걷는데 이색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두번째는 친정 가족들과 후쿠오카(하타카), 벳푸, 유후을 다녀왔는데, 일본여행을 많이 다녀본 동생의 완벽한 코스에 즐겁게 다녔다. 세번째는 아들과 교토, 오사카를 다녀왔다. 구글맵에 의지해서 지하철도 타고 걸어다니며 일본을 만끽했다. 내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청주에 일본 노선이 많이 생겼다.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직항이 운행 중이고, 삿포로, 나고요 노선도 곧 생길 에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틈틈히 일본 여행 책자를 탐독하고 있다.
<한 달의 요코하마>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한 달의 후쿠오카>와 <한 달의 홋카이도>, <도쿄 근교를 산책합니다>를 펴 낸 세나북스의 야심찬 신작이다. 일본 여행을 당장 갈거면 가이드북이 좋겠지만, 지금은 남들이 다녀온 여행기를 읽으며 대리만족을 한다. 일주일 미만 잠깐 다녀오는 관광객 모드가 아니라 일본에서 한달 정도 체류하면서 쓴 책들이니 글에서 느껴지는 생동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 달의 요코하마>도 그랬다. '나의 아름다운 도시는 언제나 블루'라는 부제도 마음에 들었지만, 저자가 열렬히 사랑했던 도시가 요코하마라니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세나북스 대표님이 저자에게 일본에서 한 달살기를 권했을 때 바로 떠오르는 곳이 요코하마였고, 망설임도 없이 승낙한 후 이미 저자는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했다고 한다. 저자의 인생 게임인 '금색의 코르다' 시리즈의 배경이 요코하마이었기에 이미 저자는 요코하마 성지순례를 최소 10번 이상 다녀왔다고 하니, 뭐 눈감고도 요코하마의 곳곳을 다닐 수 있는 사람이다.
게임이 좋아서 게임 회사에서 일했고, 책이 좋아서 서점에서 일했고, 번역하는 게 좋아서 번역가가 되었고, 글 쓰는게 좋아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그렇게 사랑하는 요코하마에서의 멋진 한 달 살기로 정점을 찍는다.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프리랜서 일을 병행해야하니 비즈니스급 호텔에서 묵으며 자유롭게 거리를 누비며 산책을 하기도 하고, 가 보고 싶었던 집사 카페에서 새로운 경험도 하고, 기린 맥주 공장 투어에서 갓 뽑은 신선한 맥주를 맛보고, 돈을 씻으면 돈이 불어난다는 전설이 있는 제니아라이벤텐에 가서 부탁 받은 돈까지 알차게 씻어서 지퍼백에 담아 온다.
작년에 오사카에 갔을 때 태풍이 오사카를 관통해서 오사카 시내가 셧다운 된 적이 있다. 4박 5일 짧은 일정에 타격이 컸다. 설마 백화점은 열겠지 했는데, 도시 전체가 셧다운 되었다. 기차도 연착되거나 중단되어서 다른 도시로도 갈 수 없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오후가 되고 조금 잔잔해져서 호텔 근처 작은 신사에 다녀 오면 기분이 풀어졌었다. 저자 역시 날씨가 좋지 않아 기분이 축 처졌던 생일에, 450엔짜리 마쓰야 정식을 아침으로 먹고 시작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한다. 여행의 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더군다나 한 달이라는 조금 긴 시간이 있으니, 그리 서두를 것도 없고 그냥 좋아하는 요쿠하마를 오롯이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을 읽으며 요코하마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조만간에 요코하마를 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