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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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0년째, 니시나 요시노 지음, 엘리

한 직장에서 같은 일을 계속하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이 책의 저자인 니시나 요시노는 편의점을 30년째 운영하고 있는 점주이다. 이 책에는 그녀가 원래 직업이었던 어린이집 교사를 그만두고 남편과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오픈하면서 경험했던 일들을 소상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편의점을 영업했다고 한다. 2024년 4월말 프랜차이즈 계약이 만료되었지만 본사로부터 조금만 더 계약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재계약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본사 입장에서 이런 요청을 받았다는 것은 그간 점주로서 어떻게 일해왔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특이한 점이 있었다. 특별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어김없이 각주가 달려 있다. 소제목 하나에 이야기를 2장 반을 기술하면, 특정 단어에 각주를 달아 이에 대한 설명을 무려 한페이지 이상 부연 설명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소상하게 편의점에서의 일상들을 기록하고 있어서 그 상황이나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편의점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분이 읽는다면 바이블 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편의점은 물건을 고르고, 사고, 계산하는 등 단순한 일이 일어나는 곳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저자는 편의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난다. 처음 편의점을 오픈하고 얼마동안은 자존심 상하는 경험들을 많았다고 고백한다. 오만 진상을 다 부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편의점에 많은지 독자인 나도 황당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더군다나 기껏해야 1~2명이 근무하는 곳이고, 어떤 때에는 혼자 근무해야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이상한 사람이 들어올지 모르니 바짝 긴장하고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하루종일 서 있다보니 온몸은 근육통, 피로감, 각종 질병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퇴근하면 나역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심지어 밥도 안먹고 쉬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는데, 저자는 오죽했으랴.

24시간 연중무휴이니 경조사가 있어도 편의점은 쉴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가 30년 동안 편의점 점주를 했으니 어쩌면 저자의 인생이 고스란히 편의점이 담겨있는 셈이기도 하다. 편의점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담긴 곳이라는 생각이 드니, 집 앞 편의점을 갈 때 예전과 시각이 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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