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져라 - 일과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인간관계의 기술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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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져라, 조우성 지음, 서삼독

마흔이 훨씬 지났지만, 여전히 나는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 좀 나아질까 했는데, 차라리 모드게 용서가 되는 어린 나이일 때가 훨씬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는 앞뒤 잴 것도 없었고, 여러번 꼬아 말을 하거나, 뒷통수를 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으니까.

이 책의 저자는 조우성님은 26년차 변호사이자 로펌 대표변호사이다. 변호사 일을 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으며, 그 중에는 얼마나 진상인 사람들도 경험했을까 싶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특히 인간 관계를 다스리는 직업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 관계의 기본 원칙, 대화하는 법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난처하고 애매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 손절, 익절, 손절이 필요한 이유, 껄끄러운 사람과 편해지는 법,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 상사의 숨은 말 뜻을 이해하는 법 등 인간관계에 필요한 모든 스킬이 A부터 Z까지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사람이라도 깊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부분을 나무의 열매에 비유해서 설명했는데, 정말 명쾌한 설명이란 생각이 든다. 농부가 더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가지치기를 하고 열매를 솎아내는 작업을 한다. 수확할 때 즈음에는 더 크고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사람도 본인에게 적합한 관계의 양이 있으니 무리하면 관계 하나하나는 부실해 질 수 있고, 훈장처럼 수집했던 관계라할지라도 불화와 갈등이 싹트고, 결국 처치 곤란한 가지와 열매로 속앓이를 하게 된다는 거다.

인간관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러니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계를 잘 정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현재에 충실하되 끝났을 때는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도 고도의 기술이라고 한다. 단칼에 정리하려 들지 말고, 여지를 남겨놓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입장의 차이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나 역시 사소한 것에서 서운함을 더 느끼는 편인데 그건 속이 좁아서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위로가 되었다. 큰 일도 아닌데 아주 작은 일 하나 챙기지 못하니,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건 나를 우습게 보는 처사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옛말에 음식 끝에 빈정 상한다는 말도 비슷한 이치이다. 반대로 사소한 것까지 챙겨주면 감동을 받게 된다. 리더의 행동 하나하나가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리더일 수록 사소한 일까지 챙긴다면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감동의 몇 배 이상 커지게 된다. 또한 남에게 베풀 때에는 상대방이 가장 어려울 때, 상대방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제공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고 한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종종 한다. 피터 드러커가 남긴 말 중에 "아내를 변화시킨 남편이 있으면 데리고 와 보라"는 말이 있다. 저자는 마찬가지로 상사를 변화시키는데 성공한 직원이 있으면 자신에게 꼭 소개시켜달라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엄청 웃었다. 상사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시간에 상사를 파악하고, 거기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말이 매우 공감 되었다.

나는 거절을 할 때 나도 모르게 죄책감 비슷한 감정이 들곤 했었다. 머리 속으로 몇 번을 시뮬레이션 하고, 어떻게 거절해야 상대가 기분나빠하지 않을까 고민하곤 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거절은 거절 일 뿐 단절이 아니라고 말한다. 단절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절하는 태도와 과정 때문이라고 한다. 거절은 단칼에 하지 말고, 어는 정도 고민한 다음에 의사를 전하는 것이 좋다. 의사를 결정했다면 시간을 질질 끌지 말고 정중히 거절해야한다. 자칫하면 상대에게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쩔쩔 매지 않고 현명하게 잘 거절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믿음이 생기는 사람들에게 속내를 드러내었다가 뒷통수를 맞은 경험이 있다. 중세 현자 발타자르 그라시안(Baltasar Gracian)은 "아픈 손가락을 드러내지 마라. 당신이 아픈 손가락을 먼저 나서서 드러내는 순간 모두가 그곳을 찌를 것이다."고 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기쁨을 나누었더니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었더니 약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말과 행동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또 다짐해 본다.

세 사람이 호랑이를 만든다(삼인성호)라는 내용을 읽으며 화가 났다.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계속 같은 말을 하면 듣는 사람이 그 말을 믿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요즘 더 심해진 가짜 뉴스도 이런 맥락이다. 나 역시 나만 옳으면 되지, 하나님이 알아 주실거야 하며 다소 안이한 태도를 취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이 드러나기는 커녕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더니 더 부풀려져서 내게 돌아왔다. 어이가 없었지만 내가 아니면 된거라며 참았는데 한참 뒤에 아예 대놓고 내게 말을 하길래, 단호한 어조로 사실을 바로잡았던 기억이 있다. 진작에 말할 걸, 당하지 말고, 참지 말 걸...후회가 밀려왔다. 저자 역시 이미 말을 낳아서 호랑이가 나타난 상황이라면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비록 대표일지라도 대표의 판단을 아쉬워하고만 있으면 안된다고!

이 책 <마흔, 다시 만날 것처럼 헤어져라>는 나처럼 일과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인간관계의 기술에 대한 책이니 나이에 상관없이 읽어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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