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좋은 사람이라 더 아팠나 보다
맺음 지음 / 한밤의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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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너는 좋은 사람이라 더 아팠나 보다, 맺음 에세이, 한밤의책


나의 첫인상은 차갑고 냉철해 보인다. 독설을 날리고 바른 말을 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여리다. 그런 나를 잘 아는 친구는 나는 거절도 잘 못하고 당하고 산다고 말한다. 나의 삶을 돌아보니 저말 그랬다. 어떤 날은 자려고 누웠는데 상처를 받았던 말과 상황, 스트레스를 받았던 일들이 떠 올라 몇날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고 부브르 떨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타인에게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일을 하면서도 직원들에게 모질게 말하고는 행여나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한다. MZ세대와 일하면서는 더욱 심해 진 것 같다. 일에 치이고, 어떠한 힘든 상황에 있어도 괜찮다, 괜찮을 거다 스스로를 다독거리며 살아왔다.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기 시작한게 최근 들어서 인 것 같다.


저자는 진정한 위로는 의사로서 치료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아파하는 것이라도 믿는다고 한다. 남의 슬픔에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기 때문이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이다. 나를 먼저 아껴야 소중한 사람들을 더 사랑할 수 있다. 나 역시 타인의 아픔을 위하느라 정작 나 자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참아내려 노력하며 살았다. 그러다 내가 무너지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나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 아이를 낳고 공부를 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슈퍼 워킹맘이 되기위해 더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어느날 병이 찾아왔고, 뒤 늦게 나자신을 돌아보았더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다.


<너는 좋은 사람이라 더 아팠나 보다>는 이런 나에게 위로를 주는 책이었다. 어디서 들은 듯한, 예전에 읽은 듯한 평범힌 싯 구절이 그래서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내가 그렇게 아파했던 이유도 내가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했졌다. 평범하게 때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루하게 사는 것, 매일 비슷한 음식을 먹고, 익숙한 사람을 만나고, 하루하루 그럭저럭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니 이제 조금씩 알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가벼워진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나 하나로, 그 자체로 감사하고, 오늘 하루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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