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송지현 옮김 / 현익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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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 가와카미 데쓰야, 현익출판


"유미코 씨와 대화하면서 살아 있어도 괜찮다는 마음이 생긴다.

이런 나여도.

어느샌가 고바야시 서점은 나의 오아시스가 되었다."


나는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1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지만, 마케팅 관련 서적, 자기계발서나 처세술, 인문고전, 신앙서적을 주로 읽는다. 소설을 30대가 되면서 안읽게 되었던 거 같다. 소설은 뭔가 낭만적이고 현실의 세계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고, 작가가 전지전능한 신처럼 상황을 이끌어 가는 것이 별로 탐탁치 않아서였다. 그런데 이런 내가 일본 소설을 읽게 되었다. <오늘도 고바야시 서점에 갑니다>는 읽는 내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어서 여느 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실제 있었던 이야기 이고, 작가가 서점기획을 하다 들은 이야기를 소설화 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리카는 오사카의 출판유통회사에 입사한 20대 초반 신입직원이다. 사회에 첫 발을 내 딛었을 때,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였을 때, 그 낯설음과 편하지 않은 마음은 말하지 않도고 머릿속에 그려진다. 면접장에서 다른 사람들은 책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사람들이었지만, 리카는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다. 서점에서 연수를 받고, 한 번의 대형사고를 친 후, 고바야시 서점으로 보내진다. 고바야시 서점은 오사카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동네인 고바야시에 있는 작은 서점이다. 전통 시장을 지나 인적 드문 골목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서점이다. 부모님이 30년 간 운영해 오던 서점을 물려받아 유미코 씨가 약 40년간 운영하고 있다. 작은 서점에서 우산을 팔게 된 이야기, 베스트셀러는 늘 대형서점에 먼저 배부되어 늘 밀리게 되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등등 작은 서점이지만 출판사의 VIP 행사에 초대될 정도로 역량있는 서점으로 거듭나기 까지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케팅 서적에 나오는 예시 보다 더 실제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작은 서점에서 우산을 팔겠다고 덤볐을 때 우산공급업체는 그래? 네가 얼마나 파는지 보자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물량에 부담을 느낀 유미코씨는 수레에 우산을 싣고 다니며 우산 배달을 가는 액션을 했고, 이를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 저렴한 우산을 하나 둘씩 구매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거의 다 판매를 할 즈음에는 몰에서 건물 사이의 공간에서 우산을 판매해 보는 제의를 받고, "바로 그 우산" 마케팅이 시작된다. 작은 고바야시 서점이 경쟁력있는 서점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성공담을 읽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성공이야기는 단순한 성공이야기가 아니다. 낙심해 있고, 사회 초년생으로 힘들었을 리카에게 선배가 고바야시 서점을 추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고바야시 서점에 출근하는 동안 리카의 자존감은 회복되었을 것이고, 삶에 대한 태도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


종로서적, 반디앤루니스 같은 대형 서점도 무너지고 온라인 서점이 대세을 이루는 가운데, 작은 동네 서점이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바야시 서점처럼, 지치고 힘들 때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갈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서점, 위로와 희망을 주는 따뜻한 동네 서점이 주위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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