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약국 유방암 상담소
김훈하 지음 / 리더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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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열방약국 유방암 상담소, 김훈하 지음, 리더북스

이 책의 저자인 김훈하 약사는 2018년 유방암을 진단 받은 후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3가지의 표준치료 후에 재발과 전이 없이 암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쓴 책이다. 나 역시 2015년 유방암을 진단 받고 표준치료를 받은 후에 타목시펜을 5년간 복용했고, 6년이 지났다. 보통 암은 5년이 지나면 완치라고 알고 있지만 생활습관, 식습관을 바꾸지 못하면 언제든 다시 암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유방암은 재발과 전이가 흔한 암이기에 늘 조심스럽기만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떻게 유방암을 이겨내고 있는지를 A부터 Z까지 정보를 자신의 경험과 학술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상세하게 담고 있다. 표준치료를 어떻게 잘 견디어 냈는지 표준치료의 꿀팁과 준비목록을 빠짐없이 공유해 주고 있다. 유방암은 대부분이 여자들이 걸리는 병이다. 남편도 자녀나 부모에게 기댈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 내 건강을 내가 챙겨야 한다.

저자처럼 나도 처음 내가 왜 암에 걸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화가 났었다. 일반적으로 유방암 병인 중 하나가 아이를 낳지 않거나 모유수유를 하지 않거나 비만인 사람이라고 배웠었다. 나는 저체중이었고,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살았는데, 그 결과가 암인가 하는 생각에 더 화가 났었던 거 같다. "유방암이 온 것은 그동안 쉼 없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다. 이 시간은 가장 이기적으로 지내도 되는 시간이다. 나는 가족을 돌보고 직장생활을 바쁘게 하고, 자영업의 고충을 떠안으면서 편안한 휴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라고 고백한 저자의 말이 너무너무 공감이 되었다. 나 역시 그랬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직장인으로서 모든 부분에 수퍼우먼인양 착각하며 살아왔다. 암에 걸리고 나서 제일 후회했던 것은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고, 아들을 재우고 책을 읽고, 심지어 점심식사 후 쉬는 시간에 토익공부를 했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고, 조금 더 편안하게 쉴 걸 왜 그리 아등바등 살았을까 후회가 되었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아니란 걸 그때 뼈져리게 깨달았고, 운동을 하면 암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논문을 읽고, 암 수술 이후에는 점심시간에 철저하게 산책을 했다. 점심식사는 샐러드, 고구마, 과일, 혹은 직접 만든 건강빵으로 간단하게 먹은 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시간씩 식약처 뒷산을 걸어다녔다. 큰 일을 겪고 나서야 나를 챙기기 시작했다.

내가 암수술 받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는 아산병원 조차도 암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는 교육을 해주고 상담을 해 주었지만, 지금은 평생 암진료통합센터에서 검사만 해 줄 뿐이다. 유방암 백서를 비롯하여 유방암과 관련된 논문을 읽고, 식단관리, 체력관리, 건강관리를 했었다. 그런데 3,4년차 쯤 되었을 때부터 헤이해지기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 역시 암에 걸리고 나서 많은 영역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마음을 살펴 보고, 부정적인 생각, 어두운 마음과 결별했다고 한다. 동변상련이라 그런지 어떤 전문가가 쓴 책보다 훨씬 더 유익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유방암을 진단받은 사람 뿐 아니라, 유방암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환우와 가족 모두가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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