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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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와타나베 이타루, 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더숲


이 책은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이자 빵집 다루마리를 운영하는 와타나베 부부의 책이다. 책 출간 후 2012년에 마니와 가쓰야먀에서 오픈한 빵집 다루마리는 소위 대박을 쳤지만, 직원들은 나가고, 부부의 에너지는 고갈되어 과감히 빵집 문을 닫았다고 한다. 아이들 양육을 위해 숲 속 유치원을 고려하게 되었고, 생각치도 못하게 지즈초에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reset하기로 하고, 오랜 연구 끝에 다시 빵집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빵에 진심이 나로서도, 빵 하나에 이렇게 진심인 사람들이 또 있을까 싶어 감탄을 자아냈다.


서평가들은 거대한 자본주의에 맞선 시골의 작은 빵집이라고 호평을 쏟아 냈지만, 본인들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손사레를 친다. "인간이 목숨을 유지하려면 자기 외의 존재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다른 이를 망가뜨리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며, 그저 빵 하나에 그들의 인생철학을 담았고, 야생 균을 이용해 제대로 된 맛있는 빵을 만들고자 했다고 겸손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야생 누룩균을 얻는데, 빵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 뿐만 아니라 빵집의 내부 상황, 마을 전체의 환경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처음 빵집을 열었을 때에도 균이 제대로 채취되지 않아 예전에 채취한 균주를 사용했다고 한다. 유해한 푸른곰팡이가 피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그 때 직원이 일을 그만두고 싶어 고민을 하던 때였고, 괴로워하는 직원이 있으면 반죽이 흐물흐물해져서 빵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명절 기간 동안 방문객이 늘어가 배기가스가 많아지면 회색 곰팡이가 생겼고, 인근 농지에서 농약을 살포한 후에는 검은곰팡이가 피었다는 저자의 경험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저자는 누룩균을 채취한지 벌써 12년이 되었다고 한다.자연에서 채취하는 작은 균주 하나도 인간의 마음, 마을의 환경과 연결되고, 어쩌면 온 세계의 인간 활동이 우리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생각과 행동이 조심스러워 진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 나 역시 하루하루 일하느라 바빠서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며 살아간다. 내 후손들에게 물려 줄 자연에 대해 고민할 겨를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보면 짧은 인생인데 너무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웠다. 작은 시골 빵집의 주인들처럼, "잠깐 멈춤"이 필요하다. 우리의 삶의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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