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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나를 만나는 기쁨 - 일흔의 노부부가 전하는 여행길에서 깨달은 것들
원숙자 지음 / 유씨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온전한 나를 만나는 기쁨, 원숙자 여행 산문집, 유씨북스
" 일흔의 노부부가 전하는 여행길에서 깨달은 것들"
반 평생을 함께 한 노부부의 여행 산문집이라니!!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이 글귀 하나를 보는 순간 이 책이 너무 궁금해 졌다. 이 책은 1988년부터 2017년 까지 약 30년간 국내외 여행을 다녔던 기록을 담은 여행 산문집이다. 부부 둘만 자동차로 국내여행을 가기도 했고, 가이드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기도 하고, 딸과 손자와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그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첫 해외여행은 1994년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였다. 그리고 2000년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학중이던 큰형부의 유학생활이 끝나가기 전에 유럽여행을 다녀오자며 가족들과 함께 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고, 직장을 다니는 동안 워크숍, 학회참석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다. 결혼 후 남편, 아들과 더 자주 국내, 해외 여행을 다녔다. 2015년 안동 여행, 2016년 일본 여행 을 마지막으로 친정식구들과의 여행은 다시는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가족과의 여행이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말처럼, 여행은 경제적으로 체력적으로 시간적으로 고통과 고난이 따른다. 더군다가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은 더 그렇다. "인간의 독선적 아집을 깬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다.
내가 가 봤던 곳에 대한 곳이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은 꿈도 못꾸고, 겨우 제주도에 한 번 다녀온게 전부인지라,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여행했을 때 생각이 나서 울컥하기도 했다.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잠시나마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 젊은 자녀들과 함께 한 여행에서는 많이 걸어야해서 힘들텐더 괜찮냐고 서로를 다독거려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에서 살다 가는게 소풍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삶 자체가 여행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행을 하면서 낯선 거리에서 우연히 나도 모르는 나를 만났을 때의 당혹스러움과 놀라움을 경험하기도 했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여행은 단순히 보고, 듣고, 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삶을 깊숙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내후년이면 결혼한지 50주년 되어간다는 부부는 참 긴 세월을 잘 살아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황이 좋아져서 우리도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