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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박자박 걸어요 - 내 삶에서 챙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위해
김홍신 지음 / 해냄 / 2021년 3월
평점 :

자박자박 걸어요: 내 삶에서 챙겨야 할 소중한 것들을 위해, 김홍신 에세이, 해냄출판사
정말 오래간만에 김홍신 작가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지금부터 30년도 전에 읽었던 김홍신 작가님의 책은 <인간시장>이었습니다. 세상에 맞서는 이십대 장총찬의 활약상은 너무나 멋있었지요. 강한 몰입을 느끼김홍식 작가님의 책은 감수성이 예민했던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책 중에 최고의 소설로 기억됩니다. 김홍신 작가님은 15대, 16대 국회의원으로 정치를 하다가, 건국대 석조교수를 지내고, 다시 집필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제 나이가 드셨음에도 불구하고 장편과 단편 작품들을 꾸준히 집필하고 계시니,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자박자박 걸어요>는 김홍신 작가님의 그 어떤 책보다 따듯함이 묻어나는 책이었습니다. 젊은 날 성격 급하고 바른 소리를 하며 큰 소리를 내며 그게 바른 길이라 믿고 사셨던 대쪽 같으신 분이 이제는 온화한 어조로 다음 세대들에게 가슴 따뜻한 말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온 40, 50대 사람들에게 이제는 자박자박 걸으며 한눈 팔며 살아보라고 합니다.
나다움과 자유를 지키고 싶다.
인생에서 확신이란 자기를 믿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 스스로 세상의 주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존감을 가장 빨리 획득하는 방법은 스스로 누구인지를 알아차리는 것이고, 그것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발견되어야 합니다. 내가 죽고 나서 나의 지인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이 아름답게 죽는 것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내가 어디에 있던 어떤 상황이든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다면 여생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얼굴에 인생이 묻어난다고 하니, 나를 잘 지키며 자유를 지키며 살아보고 싶습니다.
따로 또 같이 삽니다.
신이 한 일 중에 가장 위대한 일은 사람을 만드는 것과 그 사람을 죽게 할 것일지도 모르고, 사람이 이룬 일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람답게 사는 삶이라고 합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있을까요? 힘든 일이 생기면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서양 속담에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멀어진다고 마음이 멀어진다면 그것은 진정한 친구와 내 편이 아닐 것입니다. 내가 떠올리며 기도해 주는 사람, 나를 떠올리며 기도해 주는 사람이 내 마음의 식구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합니다. 내가 기도해주는 사람이 알던 모르던 간에 마음의 식구가 많을수록 잘 살고 있는 거라고 하니 주위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도해 보아야겠습니다.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또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피하지 말고 통과하기
제 나이 이상이 되면 어디 심각한 병에 안걸린 사람이 없습니다. 40대 중반에만 해도 저만 힘들게 사는 줄 알았습니다. 다들 자신의 아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괜찮은 척 살고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김홍신작가님이 신들의 산 히말라야를 오른 이야기를 읽으며 인생도 힘든 일 좋은 일을 반복하며 오르락 내리락하며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중한 것은 다 공짜다
정말 소중한 것이 모두 공짜라는 걸 잊고 살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5년전 힘들게 살아왔는데, 건강을 잃고 나니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정말 허무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 그것을 지키려면 어쨌든 오늘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내야겠지요. 김홍신작가님 말처럼 10년, 20년 뒤에도 잘 살고 있는 나를 만나자고 약속해 봅니다.
나이가 들수록 성질을 죽이고 온화해져야 한다는 말을 듣지만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뜨해지면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