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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가 잘못됐습니다 - 몸짱 약사 유튜버가 가르쳐주는 안티에이징 다이어트의 비밀
민재원 지음, 박춘묵 외 감수 / 클라우드나인 / 2020년 8월
평점 :

운동하는 약사, 제니.
요즘 그녀의 행보를 보면 방송, 유투브, 강의를 하며 딱 그녀에게 맞는 옷을 제대로 입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36명의 추천사가 있는 책은 처음 봤습니다. 보통 추천사하면 저자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관련분야 전문자들이 쓰기 마련인데 방송인 현영의 한 줄 짜리 추천사까지 실려 있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다이어트에 대한 의학, 약학, 영양학, 운동학 등 모든 부분을 망라하여 쓰여져 있습니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식단조절, 운동이 기본이니 수많은 책들을 인용하여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기에는 이 책 한권이 부족하다고 싶을 정도로 많은 내용을 담아 버렸습니다. 그러니 깊이는 없고, 여기저기 정확하지 않는 내용들을 짜집기해서 쓰다보니 잘못된 내용들이 눈에 띄여서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너무 저탄고지에 집착하다보니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체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기본 이해가 없는 분처럼 느껴졌습니다. 효소 이야기를 하다가 아플 때 열이 나는 이유가 효소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기도 합니다. 면역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열이 나는 이유는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의 일환으로 체온이 올라간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겁니다. 심지어 우리 몸에 저장되는 탄수화물을 하루 밖에 쓸 수 없는 양이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기도 합니다. 인체는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이 소화 흡수되어 포도당을 사용하고, 잉여의 것은 글라이코겐이나 중성지방으로 저장한다는 게 중학교 과학, 대학의 영양학책에 나오는 내용인데 이게 무슨 논리인지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런 논리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물음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마늘주사로 알려진 푸르설티아민은 비타민 B1에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주사를 맞을 때 마늘 냄새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비타민 B1이 빠르게 흡수될 때 마늘 냄새가 나기 때문에 마늘주사라는 별칭이 붙었다고 전문가 답지 못한 설명을 합니다. 의사, 약사들이 건강관련 프로그램에 나와서 작가들이 써 준 말도 안되는 내용을 앵무새처럼 떠들거나 유투브 방송에서 전문가 답지 않은 내용들로 종종 방송을 하는 것에 대해 심히 개탄스러워하고 있는터라, 대한민국 약사라는 분이 이런 내용을 썼다는 것에 대해 약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탄고지 식사는 대부분의 의사, 영양학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식사입니다. 민재원님처럼 거의 매일 헬스장과 골프장에서 몇시간씩 운동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운동을 목숨걸고 하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 다이어터들에게 저탄고지는 맞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의 흡수율이 정해져 있어서 저탄고지 식사로 이상이 나타날 수 없다는 얘기는 도대체 어떤 근거인지 궁금합네요. 저탄고지는 탄수화물을 줄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살을 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심장병에는 좋지 않습니다. European Heart 학술지에 발표된 최근 논문을 보면 장기간의 대규묘 연구에서 저탄고지를 한 사람들이 심장병, 뇌경색, 암에 의한 사망률이 높아짐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차라리 그녀의 전문 분야인 운동 쪽으로만 집중해서 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인이 읽기에는 약간 어렵고 그렇다고 전공자나 전문가들이 읽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는 책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