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술 안내서 - 초보 드링커를 위한
김성욱 지음 / 성안당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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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 새로운 만남이 늘어난다. 대학가는 신입생 환영 모임으로 분주하고, 회사에선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을 맞이하는 자리가 이어진다. 어색한 첫인사, 타이밍을 놓치기 쉬운 건배사, 메뉴판 앞에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람들.

특히 술자리에선 더 그런 것 같다. 어떤 술을 골라야 할지, 어떻게 마셔야 할지, 마시기는 하지만 술맛을 어떻게 느끼고 즐겨야 하는지 선뜻 알기 어렵다.


이러한 생각들을 이어가던 중, 나는 많은 사람들이 술을 자주 접하면서도 정작 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는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술에 대해 조금 더 제대로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관련된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눈에 띄어 펼치게 된 책이 성안당의 『초보 드링커를 위한 세상 모든 술 안내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초보 드링커’를 위한 안내서다. 술의 기초 개념부터 발효와 증류의 차이, 각 주종의 특징과 역사, 그리고 술을 즐기는 기본적인 방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정보를 나열한 딱딱한 책은 아니다. 실사가 아닌 친숙한 일러스트레이션이 곳곳에 담겨 있어 마치 동화책을 읽듯이 부담 없이 읽히며, 술에 대한 문외한이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쉽고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위스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동안 위스키라고 하면 도수가 높은 술, 혹은 조금은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 책은 위스키의 어원과 역사, 오크통 숙성에 따라 달라지는 향, 그리고 나라에 따라 달라지는 위스키의 스타일 등을 쉽게 설명하며, 막연하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위스키를 한결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한 잔의 술에도 꽤 많은 시간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위스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언젠가 위스키를 접하게 된다면 책에서 알게 된 내용을 떠올리며 천천히 위스키의 향과 맛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술인 소주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평소에는 소주를 그저 식사나 회식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마시는 술 정도로만 생각했고,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소주에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주는 전통 방식으로 곡물을 발효해 증류하는 증류식 소주와, 주정을 물로 희석해 만드는 희석식 소주로 나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안동소주'나 '토끼소주' 같은 술은 증류식 소주에 해당하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같은 술은 희석식 소주에 속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소주인 희석식 소주는 1965년 시행된 양곡관리법 이후 '소주'라는 이름을 이어온 술이지만, 그 내용물은 우리나라 전통 소주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 술인 맥주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소에는 그저 시원하게 마시는 술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책은 맥주 역시 라거와 에일처럼 발효 방식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고, 사용되는 홉이나 재료에 따라 향과 맛이 달라진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알고 나니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던 맥주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편의점 진열대 앞에서 맥주를 고를 때도 단순히 브랜드나 가격이 아니라 맛의 특징을 떠올리게 되었고, 같은 맥주라도 어떤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며 천천히 맛보게 되었다. 이것은 작은 변화이지만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읽어갈수록 이 책이 좋은 이유가 분명해졌다. 그것은 바로 술을 ‘많이 마시는 방법’이 아니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술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술의 특징과 즐기는 방식까지 함께 다루기 때문에 술을 하나의 문화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덕분에 술자리가 아무 생각 없이 마시고 즐기는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각 술이 지닌 배경과 특징,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잔을 마시더라도 그 술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즐기면 좋은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과한 음주는 언제나 경계해야 하지만, 술을 제대로 알고 즐기는 일은 분명 다른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초보 드링커를 위한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평소 술을 마시지만 종류나 특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까지 부담 없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술을 더 많이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한 잔의 술에 담긴 역사와 문화,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분명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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