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나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 - 감정·관계·존재를 리셋하는 심리학 안내서
시몬 김 지음 / 성안당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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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삶은 특별한 불행이 없이도 쉽게 버거워진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잘 해내야 한다는 기준은 점점 높아진다. 충분히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만족시키기 어렵고, 잠시 쉬고 있으면 마음이 편치 않으며, 이유 없이 지친다는 감각이 일상이 되었다.


『가벼운 나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는 이러한 상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삶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도록 권하는 책이다. 저자는 삶이 무거운 이유를 개인의 능력 부족이나 의지 문제로 돌리지 않고, 상담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여해 온 기준과 태도가 삶을 무겁게 만들어 왔음을 차분히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상담 현장에서 만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심리와 삶의 태도를 설명하고 있다. 특정 이론을 앞세우기보다 실제 상담을 통해 반복적으로 마주해 온 내담자들의 고민과 말들을 통해 왜 많은 사람들이 이유 없이 지치고 삶을 무겁게 느끼는지를 보여준다. 그리하여 독자는 타인의 사례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모습을 겹쳐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가벼움'은 현실을 외면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어떤 기준에 묶여 살아왔는지를 인식하고, 지금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부담을 내려놓는 선택에 가깝다.

책에서 내담자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며 살아간다.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이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생각은 처음에는 책임감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옥죄는 기준으로 굳어졌다. 그것은 내담자 자신을 몰아붙였고, 이러한 생각들은 어느새 당연한 기준이 되어 삶 전반을 지배하고 결국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타인의 이야기를 읽고 있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모습과 겹치는 순간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인간관계 또한 삶의 무게를 키우는 요소로 등장한다. 상담 사례 속 인물들은 관계에서 늘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기대를 거절하지 못하고 자신의 불편함은 뒤로 미룬 채 버텨왔다.

저자는 관계를 정리하라고 조언하지 않는다. 다만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소모시키는 태도가 반복되고 있다면, 그 방식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인간관계가 단순한 외부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심리 상태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늘 참고 버티는 것이 성숙함이라고 배워온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이 책은 구체적인 해결책이나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상담 사례를 통해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가 너무 높게 설정해 온 기준은 무엇인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부담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한다. 이러한 성찰은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스스로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가벼운 나로 살고 싶은 당신에게』는 독자를 다그치며 더 노력하라고 말하기보다, 이미 충분히 애써왔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 계발서라기보다, 상담 장면을 통해 삶의 무게를 이해하게 돕는 성찰의 에세이에 가깝다.


삶이 버겁게 느껴짐에도 무언가를 더 채워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내려놓는 선택 또한 삶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가벼운 삶은 멀리 있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의 자신에게 조금 덜 엄격해지는 데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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