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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 - 모든 파도는 비밀을 품고 있다 ㅣ Short Story Collection 1
남궁진 엮음, 아서 코난 도일 원작 / 센텐스 / 2024년 8월
평점 :
생전 200편이 넘는 소설과 100편이 넘는 시, 1,000편이 넘는 언론 기고문 썼으며, 20편이 넘는 희곡을 발표했던 아서 코난 도일이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셜록 홈즈』 시리즈 하나만으로 그를 기억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그의 작품들 중 『셜록 홈즈』 시리즈만 재미있고 잘 쓴 작품이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그저 『셜록 홈즈』 시리즈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공을 했을 뿐인 것이다.
이에 한때 아서 코난 도일은 자신의 다른 작품들의 진가를 가려버린 셜록 홈즈에 싫증을 느껴 작품에서 셜록 홈즈가 죽은 것처럼 묘사했었다. 뭐, 그 후 독자들의 거센 항의에 결국 셜록 홈즈를 부활시키고 말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셜록 홈즈』에 진가가 가려져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아니 외국에서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소설이 바로 이 초역본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육지의 해적-혼잡한 한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선상에서 일어난 미스터리와 모험의 이야기로 뛰어난 흡입력과 가독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배에서의 생활과 뱃길에 대한 묘사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생생하다. 그래서 아서 코난 도일이 선원으로 근무했었는지 궁금해 찾아보니 의과 대학을 졸업한 이후 상선의 선의로 승선했었다고 한다. 아마 그때의 경험이 이렇게 생생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이 소설은 '6편의 선상 미스터리'와 '4편의 해적 샤키 선장의 이야기'를 합쳐 총 10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운항 중 조셉 하바쿡 제프슨 박사를 제외한 선원과 승객들 전부 홀연히 사라져 유령선으로 인양된 '마리 셀레스트'호에 관한 진실의 이야기 「조셉 하바쿡 제프슨의 성명서」, 승선하자마자 우연히 알게 된 수상한 두 남자의 은밀하고도 사악한 음모로부터 배에 탑승한 모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함몬트의 처절한 혼자만의 사투 「작은 정사각형 상자」, 자신과 자신의 차를 천으로 꽁꽁 숨긴 채 지나가는 자동차를 세워 잇단 강도 행각을 벌인 한 사내에 관한 이야기 「육지의 해적-혼잡한 한 시간」.
고래사냥선 '헬름'호에 탄 의사가 심리학적 연구로 남긴 크레기 선장에 대한 기록 「폴스타호의 선장」, 세네갈에서부터 서해안 쪽으로 배를 타고 내려오던 중 잠시 정박해 물을 구하기 위해 들른 로페즈 곶의 작은 부두에서 선장 멜드럼이 겪는 섬뜩하고도 미스터리한 사건의 이야기 「협력의 끝」, 돌풍으로 버려진 브라질 함선에서 발견된 줄무늬 보물 상자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 「줄무늬 상자」.
그 외 악명 높은 해적 '해피 딜리버리'호의 샤키 선장의 악행과 몰락과 결말에 관한 4편의 이야기 「샤키 선장 : 세인트키츠의 총독이 집으로 돌아온 방법」, 「샤키 선장과 스티븐 크래독의 거래」, 「샤키 선장의 몰락」, 「코플리 뱅크스와 샤키 선장의 종말」이 실려있다.
전부 짧은 단편들이기에 이야기들은 늘어지는 부분이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고, 그 빠른 호흡 중에서도 느슨한 부분 없이 치밀한 소설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책은 단편들이기에 스토리 연결에 따른 부담이 없고,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읽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아무리 짧은 단편이라도 어느 것 하나 흥미진진하지 않은 이야기가 없어 역시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대부 아서 코난 도일의 이름을 실감케 하는 명작 단편들의 향연이었다.
또한 소설에 묘사되어 있는 우리는 미처 알지 못하는 18-19세기 유럽과 미국, 아프리카의 뱃사람들의 모습 등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와 소설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아서 코난 도일의 팬이라면 이제는 반드시 읽어 봐야 필독서이지 않을까?
『셜록 홈즈』 시리즈와 비슷하면서도 확연히 다른 매력을 가진 『아서 코난 도일, 선상 미스터리 단편 컬렉션』을 통해 더 넓고 깊은 아서 코난 도일 작품의 세계를 만끽해 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