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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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추락 사고 당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한 여자가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그가 여자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이름, 생김새, 푸에르토리코로 떠나는 항공편을 예약했다는 사실밖에 없었다.

기다림 끝에 그 여자가 드디어 공항에 나타났다. 여자를 발견한 그는 그동안의 자신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여자의 뒤를 따랐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그의, 그리고 그녀의 새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었다.


클레어는 연애 때와는 달리 결혼 초부터 그녀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고 무조건적인 복종만을 요구하는 남편 로리 쿡으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했다. 하지만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는 로리로부터 벗어날 길은 요원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모든 삶을 포기하고 실종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2년 전 우연히 재회한 고교 시절 절친 페트라가 있었기에 가능한 계획이었다. 오랜 준비 끝에 혼자 떠나는 디트로이트 출장일을 디데이로 삼았다.

하지만 출장 당일 아침, 클레어의 출장지가 갑작스레 푸에르토리코로 변경되면서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 클레어는 어쩔 수 없이 공항으로 이동하며 자신의 어그러진 계획을 만회할 또 다른 탈출구를 모색했다.


이바는 버클리 대학 3학년일 때 학교 풋볼팀의 주전 쿼터백이자 여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남자 친구 웨이드의 부탁으로 마약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 발각되어 학교에서 쫓겨났다. 정작 그녀를 이용했던 웨이드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그때 그녀 앞에 나타나 도움 아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바로 마약조직의 중간 관리자인 덱스였다. 그는 이바에게 그녀가 가진 기술을 사용해 마약을 제조할 것을 제안하며 그녀의 안전과 큰 수익금을 제시했다.

그 후 이바는 마약 조직의 제조기술자로 살아가며 현실에 안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바의 인생에 리즈라는 다정한 인물이 나타나면서, 그리고 마약단속국 요원 카스트로의 미행이 붙으면서 이바는 조직을 벗어나 자유가 있는 평범한 삶을 꿈꾸게 된다.


그런 클레어와 이바가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만나 서로의 사연을 숨긴 채 항공권을 비롯한 옷, 가방 등 모든 것을 바꿔치기한다다. 클레어는 이바가 되고, 이바는 클레어가 되었다.

이바가 된 클레어가 먼저 이바의 행선지인 오클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한참 후 클레어가 된 이바가 푸에르토리코행 비행기의 탑승 수속을 마쳤다. 하지만 이바는 전혀 다른 목적지로 갈 계획을 그리며 탑승 대기 줄에서 슬쩍 빠져나온다.


그로부터 6시간 후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한 이바로 변장한 클레어는 그녀가 원래 타기로 되어 있었던 푸에르토리코행 항공기의 추락 소식을 접하며 경악하는데….



이 소설은 비행기 추락 하루 전부터 추락 후 약 일주일간의 클레어의 상황을, 추락 6개월 전부터 추락 당일까지의 이바의 상황과 교차로 보여주며 진행된다. 거기에는 강한 권력을 가진 남성 앞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었던 두 여인의 절박한 삶과 자유를 갈망하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 있다.


클레어는 이바 덕분에 로리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기에 이바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무고한 이바가 자기 대신 비행기 추락 사고에 휘말렸다 생각하여 그녀를 연민하고 애도했다. 하지만 이바의 집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이바가 자신에게 했던 거짓말들을 하나씩 발견하면서 배신감 또한 느낀다.

그런데 이바는 정말로 비행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까? 그것에 의심을 품고 그 진실을 찾아가는 것 또한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였다.


소설을 읽는 동안 자신에게 드리워진 어두운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평생을 처절할 정도로 절제하고 노력하며 능력을 키웠던 이바가 오히려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가 그녀의 인생을 바닥으로 떨어뜨린 일에 대한 억울함을 학교 관계자가 아닌 법에 호소했다면 그녀의 인생이 달라졌을까? 아니, 리즈 같은 어른이 그녀의 곁에 있었더라면?

누구보다 자주적인 삶을 살길 원했지만 결코 한순간도 그러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바에게 깊은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그런데 한 가지, 소설의 내용 중에서 미국 공항에서 실물과 여권 사진 혹은 신분증 사진과의 대조를 허술하게 하여 전혀 다르게 생긴 인물이 탑승수속을 무사히 넘겼다는 점이 조금 이해되지 않았다. 나와 우리 가족만 두어 번씩 번갈아 보며 대조했던 건가? 그렇다면 왠지 조금 상처가 되는데? 🤔


소설은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려 적극적으로 노력해 진정으로 원하는 삶과 행복을 찾아가는 여자들의 삶의 극복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정점에 이른 순간부터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반전들이 허를 찌르며 잇달아 드러나 충격에 충격이 거듭되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모든 것이 휘몰아치며 마무리가 되는 듯했던 소설은 모두가 긴장을 푸는 마지막 순간, 반전 아닌 반전의 상황을 보여주며 안타까움과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클레어와 이바는 그들이 꿈꾸던 완벽한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반전의 충격과 깊은 여운을 주는 『라스트 플라이트』를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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