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의 너를 나는 영원히 잊지 않아 토마토미디어웍스
후유노 요조라 지음, 박주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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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사진 전문 잡지사의 경연대회 참가작으로 잡지에 실린 작품들 중 특별 게재된 한 장의 이질적인 아마추어 같은 사진을 보고 호기심을 느낀 한 프로 사진작가가 잡지 편집부를 통해 그 사진 촬영자를 만나 인터뷰를 한다. 사진 촬영자는 17세의 고등학생 아마노 테루히코로, 그는 사진의 모델이었던 소녀와의 짧은 2개월간의 일을 이야기해 준다.


평소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테루히코는 갑작스러운 변덕으로 어릴 적 소꿉친구이자 유일한 친구인 루이와 불꽃 축제 이벤트에 참가한다. 마침 비가 내려 축제 장소 중 비를 막아줄 게 없는 장소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에, 테루히코는 그곳으로 걸음을 옮겨 불꽃놀이를 촬영할 위치를 찾았다.

그러던 중 유카타 차림의 애수 어린 소녀의 모습이 우연히 눈에 들어와 무의식적으로 그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자신을 바라보며 '도촬은 범죄'라며 자신을 질책하는 피사체에 정신이 들었고, 이내 그녀가 같은 반 친구 아야베 카오리임을 알아봤다.


다음 날 항상 친구들 사이에 있고 인기가 많은 카오리는 평소 누구의 시선도 끌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테루히코에게 축제에서의 도촬 시도에 대해 변명할 게 있다면 방과 후 옥상으로 오라고 계속 요구하며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 쓸데없는 주목을 끌기 싫었던 테루히코는 하는 수 없이 옥상에 가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렇게 올라간 옥상에서 카오리는 도촬하려 했던 것을 용서해 주는 대신 그가 자신의 전속 사진작가가 되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멋진 인물 사진만 찍었던 돌아가신 아빠를 닮고 싶었던 테루히코는 사람을 찍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기량을 시험해 볼 기회라 여기며 카오리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날 이후 카오리는 테루히코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방과 후에 천체투영관, 쇼핑몰, 음식점 등으로 테루히코를 데리고 다니며 사진을 찍게 하고 시간을 함께 보낸다. 그렇게 지내는 동안 시나브로 테루히코는 카오리의 웃음에 익숙해지고 스며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테루히코는 간호사인 엄마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카오리가 난치병에 걸려 엄마가 근무하시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충격을 받은 테루히코는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혼란스러워하다가 카오리에게 직접 물어본다. 이에 카오리는 자신이 혈액병이라는 난치병에 걸렸음을 담담히 이야기하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쾌활함을 가장하여 과장되고 제멋대로처럼 느껴지는 카오리에게 살짝 거부감이 들었었다. 자신은 시한부이기에 자신의 남은 인생을 마음대로 살겠다고 결심한 것은 본인의 선택이니 상관없었지만, 그것이 테루히코에게 카오리의 선택을 강요하는 명분으로 비쳤을 때는 불편한 감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카오리의 실제 본모습이 드러난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이 휘몰아쳤다. 자신의 감정을 피에로의 가면 아래 감추고 매일을 견뎠을 나약하고 어린 소녀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아 그저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의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어떻게 그러한 상황에서 어린 소녀가 좌절과 포기가 아닌 긍정을 통해 상황을 수용하려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카오리에게 경외심마저 느껴졌다.

카오리, 널 오해해서 미안해!


그리고 카오리가 바란 영정 사진을 찍는 순간에는 예상은 했지만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지….


카오리가 삶을 밝고 아름답게 살아간 이야기와 그런 카오리의 영향으로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발전시켜 성장해 나가는 테루히코의 이야기는 결코 흔하지 않은 아름다운 청춘의 아픔과 사랑과 성장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다.


못다 말한 그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꼭 만나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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