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한 세계에서 우리가 나비를 쫓는 이유
조나단 케이스 지음, 조은영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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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9년 갑작스런 태양의 복사선 변화에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 중 유일하게 포유류의 전기 시스템만 엉망이 된다. 이로 인해 포유류는 햇빛을 보면 몇 시간 안에 죽게 되는 일광병에 걸리게 되며 거의 모든 포유류가 멸종을 맞이한다.

태양 대격변이 일어났을 당시 지하에 있었던 극소수 사람들은 운 좋게 살아남아 지하주민이 된다.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태양 아래 생활할 수 없었고 태양이 사라진 밤에 지상으로 나와 먹을 것을 구해야만 했다.


주인공 엘비는 태양 대격변이 일어난 지 약 40여 년 후 과학자들이 모여 살던 산타모니카 기술 연구소 지하벙커에서 태어났다. 다행히도 엘비가 태어났을 무렵엔 그곳 주민인 생물학자 플로라의 일광병약 제조 성공으로 그 약을 복용한 그곳 주민들에 한해 낮에도 지상 생활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연구는 절반의 성공으로 한 번 먹으면 36시간 약효가 지속될 뿐이었다.

이에 플로라는 약효가 영구적일 백신 개발 연구를 계속했고, 엘비의 부모님은 플로라의 연구를 열정적으로 도왔다.


하지만 일광병약의 주재료인 제왕나비 비늘의 절대적 부족으로 엘비의 부모님은 엘비를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맡겨놓고 제왕나비 떼를 찾아 멕시코 미초아칸으로 호기롭게 떠난다. 그 길은 예상보다 멀고도 험난했으며, 고생 끝에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시간이 흘러 2101년 여름, 플로라는 10살이 된 엘비를 데리고 제왕나비의 이동경로를 따라 엘비의 부모님이 있을지도 모르는 멕시코 미초아칸으로 향하며 백신 연구를 계속한다.

아무도 없는 낮의 지상을 여행하는 것은 순탄한 듯했지만 갑작스런 지진과 해일을 만나며 발이 묶이게 된다. 그곳에서 우연히 엘비가 지진으로 무너진 벙커 앞 트럭 안에 혼자 있던 사내아이 시토를 발견하고는 야영지로 데려온다.


시토에게 일광병 응급조치를 마친 플로라는 시토가 발견된 곳으로 가 생존자를 찾지만 발견하지 못하자 시토를 데리고 여행길에 오르기로 한다. 이에 엘비는 시토를 발견했던 장소에 혹시 생존해 있을지 모를 시토의 부모를 위해 메모와 일광병약, 생필품 등을 놓고 떠난다.

그리고 얼마 후 시토의 보호자를 자처하는 의문의 무리가 시토를 찾아 엘비가 메모에 남겨놓은 장소에 나타나는데….



이야기는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정확하게 자신들이 가야 할 곳으로 나아가 미래를 이어가는 4세대에 걸친 제왕나비의 이주를 통해, 비록 현실이 암울하더라도 인류도 분명 나아갈 곳이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세대를 이어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우리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누리고 있는 주위 환경들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말하며 그것에 대한 소중함도 일깨우고 있다.


엘비와 플로라를 찾아온 무리들은 정말 시토의 보호자가 맞을까? 그리고 그들은 순수하게 시토를 찾으러 온 것일까?

인류 멸종의 위기 상황에서도 이야기는 상황들이나 여러 인간 군상들을 미화시키지 않고 너무나 적나라하게 직관적으로 보여주어 생동적이고도 사실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배신하는 일부 등장인물들의 모습에서는 '인간은 배신하는 존재'라는 인간 본성이 뼈저리게 다가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간은 결코 자연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닌 자연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비로소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통해 인류 발전의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멸망한 세계에서 엘비와 플로라는 왜 제왕나비를 쫓아가야만 했을까? 이 책을 읽어보고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한 번쯤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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