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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 1
다지마 렛토 지음, 박여원 옮김 / 크래커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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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마 렛토 만화의 제목들은 너무 심오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목만 봐서는 책이 무슨 내용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덜 감성적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다지마 렛토의 작품 『아이는 알아주지 않는다』를 읽어본데다가 이 책 『물은 바다를 향해 흐른다』가 2020년에 일본 만화계의 권위 있는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신생상을 수상했고 2023년에는 실사 영화화까지 했기에 작품의 재미에 대한 의심은 1도 없이 오직 기대감에 충만해 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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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할 고등학교가 집에서 멀어 마침 학교와 가까운 외삼촌 집에서 학교를 다니기로 한 구마자와 나오타쓰는 바쁜 외삼촌을 대신해 자신을 마중 나온 사카키를 보고는 자신이 눈치 없이 외삼촌과 외삼촌 애인인 사카키 둘만의 러브하우스에 쳐들어온 줄 알고 살짝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알고 보니 사카키는 룸메이트일 뿐이었고, 그곳은 외삼촌의 개인 주택이 아닌 외삼촌과 사카키를 포함한 여러 사람이 같이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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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오타쓰의 평범한 일상은 외삼촌이 사는 셰어하우스에서 학교를 다니고, 등굣길에 우연히 발견한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게 되며 변화의 바람이 예고된다.
해외에 나가 있던 셰어하우스의 또 다른 룸메이트인 교수님이 돌아오던 날, 셰어하우스 사람들은 나오타쓰와 고양이 미스터 문라이트의 환영을 겸해 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연다. 그런데 파티 중 우연히 나오타쓰가 대여섯 살 때 1년 정도 외갓집에 같이 살면서 외삼촌과 친해졌다는 말이 나왔고, 이에 나오타쓰는 자신이 왜 그때 외갓집에서 살았는지 문득 궁금해져 외삼촌에게 묻지만 외삼촌은 대답을 얼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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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가 듣지 못한 대답을 고양이를 찾아 마당을 헤매다 우연히 듣게 된 교수님과 사카키의 대화에서 얻게 된다. 바로 그 시기 나오타쓰의 아버지와 사카키의 어머니가 불륜을 저질러 함께 도망갔었기 때문이라는….
이 엄청난 진실은 나오타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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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마 렛토 작품들은 묵직하면서도 민감한, 어찌 보면 함부로 건드리기 껄끄럽거나 조심스러운 이야기들을 작가 특유의 서정적이고 편안한 그림체와 유머감각 넘치는 대사들로 거부감 들지 않게 다루고 있어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것 같다.
이 작품의 주된 이야기는 부모들의 불륜으로 인해 자식들이 감내하고, 감내해야 했던 고통과 상처의 치유이다.
아이임에도 오히려 어른보다 배려와 이해심이 넘쳐 역으로 어른들을 배려하는 나오타쓰와 바람난 엄마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홀로 감내해야 했지만 자신의 상처의 원인이 된 남자의 아들 나오타쓰를 보면서 '아이는 상관없다'라고 나오타쓰가 상처받지 않게 하려는 사카키, 두 사람을 보면서 무언가 위태롭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따뜻함과 배려심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응원하면서 읽어 나갔다.
그런 무겁고 심각한 이야기는 주인공들 주위의 다소 엉뚱하면서도 선량한 인물들 덕분에 일상의 평온함, 유쾌함의 사이를 오간다.
어린 시절에는 엄마의 불륜으로 너무 일찍 철들어 버렸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 시절 상처로 인해 아직 그 시절에 머무르며 자라지 못한 사카키를 보며 너무 안타까웠다. 원래 상처는 참는 것이 아니라 치유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상처가 치유되어 아물어야 남과 자신을 지금보다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나오타쓰와 사카키가 서로의 구원이 되어 한층 더 멋진 모습으로 성장하기를.
그들이 그들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2권이 너무 궁금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