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인저의 살인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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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뛰어나지만 반대로 세상을 파멸 시킬만한 위험한 연구를 진행했던 마다라메 기관이 해체되던 과거 당시, 공안에 압수당하지 않고 비밀리에 외부로 반출된 연구 자료들을 노린 나루시마 IMS 서일본 사장 나루시마 도지는 물건을 탈취하러 갔을 때 허탕을 치지 않기 위해 사건을 끌어들이는 체질을 가진 겐자키 히루코에게 동행을 부탁한다.

그가 침입하려고 하는 곳은 우마고에 드림 시티의 흉인저로, 그곳을 인수한 후기 겐스케가 사십여 년 전 마다라메 기관에서 일했던 연구자이자 나루시마가 찾는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흉인저에서 물건을 빼돌리기 위해 나루시마의 비서 우라이가 드림 시티를 방문해 정보를 모으던 중 드림 시티의 종업원 구엔과 우연히 접촉하게 되었고, 구엔은 우라이와의 대화 도중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 불안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우라이는 끈질기게 질문해 흉인저를 방문한 직장 동료들의 실종 때문에 구엔이 두려움에 떤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그를 협력자로 포섭하게 된다. 하지만 당분간 흉인저를 감시해 실태만 파악할 계획이었지만 흉인저로 오라는 회장의 지시가 내려진 구엔에게 갑작스러운 연락이 왔고, 그들은 흉인저에 침입하기로 급하게 계획을 바꾸었다.


구엔의 협조하에 나루시마는 고용한 용병들과 히루코와 하무라를 데리고 폐쇄적인 흉인저에 침투하는 것에 성공한다. 하지만 후기의 흉계를 간파하지 못하고 후기가 이끄는 대로 저택의 지하에 내려갔다가 인간이 아닌 듯 보이는 괴물 같은 존재인 거인과 마주하게 되었고, 거인은 상상을 초월하는 괴력과 움직임을 보이며 광기에 사로잡혀 사람들을 도살했다.


그렇게 용병들과 나루시마 일행이 거인에게 속수무책 죽임을 당하고 있을 때, 그 모든 것을 예측한 후기는 지하에서 유유히 빠져나가 자신의 방으로 가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다라메 기관에서의 서류들과 자신의 연구 자료를 폐기한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후기를 공격하여 살해하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미소녀 명탐정 히루코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추리를 펼치며 짜릿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또한 과거 마다라메 연구소와 현재의 흉인저를 오가는 이야기의 구성에서 주어지는 힌트와 중간중간 지나칠 수 없는 단서들은 독자가 능동적으로 추리에 참여하게 하며 소설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그렇게 소설을 읽어 나가면서 드디어 밝혀지는 거인의 뜻밖의 정체에 충격과 경악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인간을 도구로 삼는 것이 과연 정당한 행위인 것일까? 게다가 그들이 보호받아야 마땅한 아이들이라면?

과학자들의 욕심으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로 살아가게 되어버린 존재에 대해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되풀이되는 무한의 시간 동안 자신도 모르는 괴물 안에 갇힌 채 자신만 아는 외로운 사랑을 실천했던 존재와, 그러한 존재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이를 보며 가슴이 미어지는 슬픔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미스터리 추리 소설이라면서 왜 이렇게 애달프고 슬픈 건지….


소설은 등장인물들이 고립되고 폐쇄된 흉인저라는 공간 안에서 목숨을 위협하는 거인으로부터 도망 다녀야 하는 위험에 처함과 동시에, 내부의 누군가에 의해 발생된 살인 사건으로 서로를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짐을 보여주며 극한의 긴장감을 조성해 읽는 것을 멈출 수 없게 했다.

또한 소설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의 본분을 충실히 다함과 동시에 읽는 내내 공포, 분노, 동정, 슬픔, 경악, 반성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의 도가니에 빠져 허덕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새 소설의 끝에서 먹먹함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런 요물 같은 소설을 봤나!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책을 덮기가 너무나 아쉬웠다.


흉인저에 고립된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소설을 통해 꼭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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