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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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를 거부하던 기리는 살인적인 더위의 여름 방학임에도 수업일수가 모자라 학교에 나가 체육 보충 수업에 참여해야만 했다. 기리와 같이 보충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허세에 찌든 날라리들 뿐이었고, 그들에게 있어 은둔형 외톨이인 기리는 공격하기 쉬운 재미있는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들의 조롱 속에서 보충 수업을 끝낸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기리를 동급생 마리나가 기다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마리나는 기리 곁에 남아 있는 유일한 그 시절의 친구였다. 마리나는 어린 시절과는 너무나 변한 기리를 걱정했지만, 기리는 화를 내며 집을 향해 혼자 미친 듯이 달려갔다.


기리는 그렇게 더운 날씨에 전력 질주를 하다 도로 한복판에서 의식을 잃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처음 보는 여학생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었다.

여학생은 자신을 팔 년 전 죽은 아마네의 동생 유키네라고 소개하며, 언니의 죽음은 사고사로 처리되었지만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타살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하며, 언니가 죽은 날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왔다.


팔 년 전, 당시 항상 반의 중심이자 모두의 리더였던 기리는 반 아이들을 모두 불러 동급생이자 기리의 첫사랑이었던 아마네의 열 살 생일파티를 열어 주었다. 그러나 너무 들뜬 나머지 당시 복용하던 천식약을 챙기지 않은 채로 그들만의 비밀 기지 '네버랜드'에 도착한 기리는, 하루 정도는 약을 먹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그대로 아마네의 생일 파티를 준비했다.

그렇게 여느 평범한 생일 파티처럼 순조롭고 재미있게 흘러가던 하루는 그들이 정신없이 놀다가 통금 시간을 넘겨버리는 바람에 마리나의 휴대 전화 위치 정보를 보고 마리나의 부모님이 비밀 기지로 찾아오면서 엉망이 되어 버렸다. 어른들에게 비밀 기지를 들켰다는 사실에 화가 난 기리는 마리나에게 화를 냈고, 우는 마리나와 달래주는 다른 아이들을 보며 머쓱해진 기리는 숲속 깊숙이 도망치고 만다.

그때 아마네는 기리를 쫓아와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갈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기리는 고집을 부리며 자신을 내버려 두라고 했고, 이에 아마네는 기리를 좋아하기에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아마네를 좋아하고 있던 기리는 자신과 아마네가 똑같은 마음임을 알고 기뻐하며 자신도 아마네에게 고백하려 했지만, 때마침 나타난 천식 증상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만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다음 날이었고, 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마네가 산비탈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이야기를 전부 전해 들은 유키네는 기리에게 타임 리프를 통해 과거로 데려가 줄 테니 과거를 바로잡고 아마네를 살리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그 말에 혹한 기리는 유키네와 함께 사건이 일어났던 어린 시절의 비밀 기지 네버랜드로 가는데….



이야기는 '타임 리프'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주를 이루는 청춘 로맨스 소설이다. 평범하기만 한 인물들이 집 앞에 마실 나가듯이 언제든지 타임 리프가 가능하다는 설정이 약간 허무하고 의아하긴 했지만 타임 리프 원리는 모르겠다는 발견자 유키네의 설명이 나오니 그냥 패스~.


첫사랑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너무 오래 은둔형 외톨이의 삶을 살았기 때문일까. 처음 과거로 돌아간 열여덟 살의 기리의 행동은 열 살의 아이들보다도 즉흥적이고 아무런 생각이 없어 보여 답답했다. 타임리프 했을 뿐인데 정신연령도 똑같이 낮아진 거야? 왜 그러지? 코난을 봐봐. 몸은 어려졌지만 두뇌는 그대로라잖아.


하지만 타임 리프를 계속하며 익숙해지고 본인의 행동으로 미래가 바뀔 수 있다 인지해서인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점점 확실한 행동을 보여주는 기리와 함께 이야기가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그리고 기리가 행한 작은 행동들로 인해 자꾸만 변화된 전혀 다른 미래의 모습들을 보며 영화 『나비 효과』가 떠오르기도 했다. 소설 속 기리도 영화 『나비 효과』의 주인공처럼 미래를 바꾸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겪게 된다.

과연 기리는 자신이 바라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읽을수록 점점 더 긴장과 재미를 더하고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가독성 뛰어난 청춘 로맨스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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