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 테일 1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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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찰리 리드는 자신에게 일어났던 아무도 믿지 못할 모험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찰리가 7살 되던 해에 마을을 흐르는 강에 걸쳐진 시카모어 다리를 건너 편의점에 저녁거리를 사러 갔던 찰리의 엄마는 빗길에 미끄러진 트럭에 끔찍하게 짓이겨져 세상을 떠나고 만다. 예기치 않은 불행한 사고에 찰리의 아빠 조지는 조절이 불가능할 정도로 술을 마시며 무너져버렸고, 어린 나이임에도 찰리는 혼자 알아서 지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항시 술에 취한 아빠를 돌봐야만 했다. 아빠의 방황은 끝나지 않았고 엄마가 돌아가신지 3년 후엔 결국 회사에서도 잘리고 만다.

하지만 아빠의 음주는 고쳐지지 않았고, 쌓여만 가는 청구서와 반송되는 수표들에 찰리는 아빠와 함께 노숙자가 되는 끔찍한 상황까지 상상하게 된다. 이에 찰리는 어느 날 저녁 하느님께 아빠가 술을 끊게만 해주면 어떻게든 보답하겠다는 기도를 한 뒤 잠자리에 든다.


그 기도에 대한 답이었을까. 아빠와 같이 일했던 보험 설계사이자 회복 중인 알코올중독자였던 린디가 찾아와 아빠를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AA라는 알코올중독자 모임에 데려가고 신경 쓰고 챙기며 후원하는 등 아빠를 알코올의 늪에서 구원했다.

이에 찰리는 자신의 기도가 응답을 받았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자신이 하느님이 베푼 기적에 대한 보답을 이행해야 하는 조건만 남았다고 생각하여, 매일 봉사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노력하며 빚을 갚으려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찰리가 17살 되던 해 보디치 씨와 운명적으로 연결된다.


파인가와 시카모어가가 만나는 지점에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낡고 음산한 집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 집을 사이코 하우스라고 불렀다. 그 집의 주인은 보디치 씨로, 그는 사람들과 교류가 거의 없고 성질 고약하고 고집 센 독거노인이었다. 그 집의 개 또한 사납기로 소문이 나 사람들은 그 집 근처를 지나는 것을 꺼림칙해 했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찰리는 그 집 앞을 지나다 우연히 개의 쓸쓸한 울부짖음을 들었고, 그 소리를 따라간 곳에서 다리가 부러진 보디치 씨를 발견했다. 찰리는 911에 신고하여 보디치 씨를 구했고, 보디치 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반려견 레이더를 돌보며 보디치 씨와의 인연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찰리는 자신이 마땅히 해야 될 일인 것처럼 아픈 보디치 씨를 돌보기를 자처한다.


찰리는 보디치 씨와 그의 반려견 레이더를 돌보며 학교생활을 이어나갔지만 보디치 씨의 심장마비는 막지 못했고 그렇게 보디치 씨와 이별을 하게 된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찰리는 보디치 씨로부터 전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고, 보디치 씨가 남긴 녹음기에서 그토록 궁금해하던 창고가 숨기고 있는 비밀인 신비한 '세상의 우물'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역시 스티븐 킹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였다. 초반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일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전혀 지루함 없이 술술 읽혔다. 중간중간 시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장은 작가만의 매력이 풍부하게 느껴지며 '풋'하고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또한 말장난이 느껴지는 몇몇 문장들은 원문이 궁금해지게 만들기도 했다.


SF 판타지 소설이라지만 본격적인 모험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이야기들은 감성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찰리와 보디치 씨 간의 우정과 신뢰뿐만 아니라 죽음을 앞둔 동물을 사랑하고 위하는 찰리의 모습에서는 단지 스스로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넘어 요즘 보기 드문 타인의 위한 숭고한 희생정신이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졌다. 찰리와 아빠 사이의 믿음과 신뢰와 사랑이 묻어 나오는 대화나 장면들 역시 팍팍한 일상을 위로하기 충분했다.

아니 그냥 찰리라는 존재가 사랑스러운 힐링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런 찰리가 193cm에 100kg에 육박하는 거구라는 대목에서는 상상과 달라 살짝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동화 속의 모험을 하는 왕자님이 되려면 그래야만 할지도'라는 생각에 금방 수긍이 갔다.


아직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1권은 가족, 타인, 동물에 대한 인간적인 감동과 힐링을 전부 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이 소설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판타지로 넘어가는 부분은 '헉'하는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그제서야 내가 이 소설을 읽고자 했던 이유가 생각났다. 앞의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동화 속의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는 사실.

이야기는 찰리가 레이더를 위해 동화 속 세계로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진짜 '페어리 테일'의 시작을 알린다.

찰리는 동화 속 세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그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은 주저하지 말고 『페어리 테일』의 세계로 뛰어들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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