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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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는 석 달 전 우연히 찾은 모지항에서 들렀던 텐더니스 편의점의 점장을 잊지 못하고 소꿉친구 마키오와 함께 다시 모지항을 찾았다. 텐더니스 모지항 고가네무라점에서 점장 시바 씨를 다시 보고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며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절감했다.


<할머니와 사랑에 대한 고찰을>

고1인 시노는 중3 봄 무렵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다이스케의 고백으로 그와 교제 중이었으나, 시노가 식중독으로 이틀간 결석한 동안 2학년 선배의 고백을 받았다는 다이스케에게 무례한 이별 선언을 듣는다. 시노는 다이스케와 그의 현여친의 행태에 오만 정이 떨어져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았지만, 배려심 없는 다이스케의 태도와 자신의 이별을 구경거리로 삼는 친구들의 태도에 상처를 입는다.

학교를 조퇴하고 무작정 찾은 모지항에서 시간을 때우던 시노는 핑크 베이지색의 솜사탕처럼 머리를 염색하고 곱게 화장을 한 채 화려한 옷을 입은 자신의 할머니가 수줍어하며 편의점 점장에게 장미 꽃다발을 선물하는 모습을 우연히 목격하는데….


<히로세 다로의 우울>

텐더니스 모지항 고가네무라점의 아르바이트생인 다로는 고교 시절 야구부 주전으로 뛸 때는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 스스로가 잘난 남자라는 착각에 빠진 적도 있었으나, 대학 진학 후 개성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하며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쓰바키는 그런 다로에게 고교 시절 먼저 교제를 제안했고 다로가 대학교에 진학한 후엔 시모노세키까지 따라와 동거까지 하지만 얼마 후 다로에게 더 이상 고교 때의 반짝임이 없다며 이별을 고하며 떠난다. 하지만 그 후 쓰바키는 새로운 남친을 사귈 때마다 다로와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언급하는 말을 하는데….


<여왕의 실각>

중학교 시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하트 여왕 같았던 미즈키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위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자신의 말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은 배척했기에 결국은 절친조차 곁을 떠나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그래도 미즈키는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잔소리에 무작정 집을 뛰쳐나온 미즈키는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 기분전환을 하려 했지만, 친구들은 약속이 있다거나 바쁘다는 대답들을 했고 몇몇은 아예 메시지를 읽지도 않았다. 할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만남을 포기했으나 우연히 간 모지항역 앞에서 만날 수 없다는 친구들끼리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고 배신감을 느껴 따지고 드는데….



소설은 크게 보면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는 각각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각 이야기에서 편의점 직원들 이외에 다른 이야기에 나왔던 인물들이 언급되며 독자에게 모종의 반가운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는 전편이 워낙 히트를 쳤던 데다가 개인적으로 작가의 다른 소설 『52헤르츠 고래들』을 워낙 재미있게 읽었었기에 큰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역시 소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일단 소설의 소재가 일상적이기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미사여구가 없는 글은 가벼우면서도 읽기가 편한 데다 적절하게 나오는 위트 있는 문장은 글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마디로 가독성 최고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시바 씨의 활약은 크게 나오지 않았다. 물론 상처받은 사람들이 편의점으로 우연히 모여들지만, 그곳에서 등장인물들끼리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지 시바 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시바 씨는 단지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상징적인 존재라고나 할까.

읽다가 가끔은 점장 시바 씨가 인외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분명 다른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고 매력적이며 아름다운 존재라고 느끼는 것은 전부 똑같지만 연령층에 따라 반응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엔 다로가 시바 씨를 페로몬 샘의 정령 같은 남자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니 어쩌면 진짜…. 이렇게 되면 3편이 무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와 그러한 실수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상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실수와 상처를 방관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치유함으로써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긍정적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과 힐링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쉽고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지만 어느 무엇보다 일상을 풍요롭게 할 따뜻한 감정을 선물할 보석 같은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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