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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
코리나 베츠코 지음, 베니 R. 로벨 외 그림, 삐맨 옮김 / 북캣(BOOKCAT) / 2023년 7월
평점 :
처음 《아바타》가 영화로 개봉되었을 때 누구나가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 하나로 영화를 보는 내내 온몸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었다.
《아바타》는 원래 아바타 프로그램의 대상이었던 주인공의 쌍둥이 형이 죽자 그를 대신해 유전자가 같은 주인공 제이크가 판도라 행성으로 가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셀프리지와 쿼리치 대령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 측과 그레이스 박사와 제이크 등이 합세한 나비족 간의 전투는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고 웅장하며 최고의 몰입도를 자랑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나비족으로 부활한 제이크가 눈을 뜨는 장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렇게 영화계의 또 하나의 전설이 된 영화 《아바타》의 이야기 속에서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던 아바타 프로그램도 시작 단계는 분명 있었을 것이다. 바로 그 시작되는 시점의 이야기 즉, 영화 《아바타》가 시작되기 10년 전의 이야기를 다룬 그래픽노블이 바로 『아바타 어댑트 오어 다이』이다.
그레이스 박사는 판도라 행성의 나비족에게 인정받고 그 사회에 녹아들기 위해 영화 《아바타》에서의 여주인공 네이티리의 어머니인 모앗에게 나비족 아이들에게 인간의 것을 가르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다. 모앗은 서로에게 좋은 것을 배워야 공생해 나아갈 수 있음을 알기에 학교를 세우기로 한다.
견학 차 하늘 사람들의 집(인간들의 기지)에 간 모앗과 나비족 아이들은 그레이스 박사의 안내와 지도에 따라 인간들의 문화와 규칙을 잠깐 경험한다.
그레이스는 정직한 교류만을 위해 학교가 존재할 거라며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지만, 셀프리지는 '학교'라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악당 같은 등장을 한다.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간 아이들은 그날의 견학을 재미있어하며 인간들의 것을 더 배우고 싶어 했기에 에이투칸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하늘 사람들의 집에 다녀온 아이들이 하나둘 쓰러지며 에이투칸은 인간들이 나비족 아이들을 초대해 독살하려 했다며 분노한다.
쓰러진 아이들을 살핀 모앗은 그들의 증상이 시예칼린 꽃의 꽃가루에 대한 반응처럼 보인다며 치료제를 만들지만 병의 차도는 보이지 않았고, 설상가상 그들을 도우러 갔던 그레이스 박사의 아바타 또한 평소와 달리 피곤함을 느끼며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마는데….
영화 《아바타》를 봤을 때 나비족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서술은 있었지만, 내용이 집약적이라서 조금 불친절한 면이 있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그때는 판도라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보이는 인간과 행성을 수호하려는 나비족 간의 싸움, 제이크의 개인적 서사에 초점이 맞춰져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봤었다.
하지만 이 책의 추가적 에피소드를 통해 그간 궁금했던 나비족과 인간과의 유대관계와 아바타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이 책을 보면서 나비족 아이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지는 모습에서 16세기 스페인인들이 남미의 아즈텍 문명과 마야 문명을 정복하기 위해 천연두 바이러스를 퍼뜨렸던 것이 떠올랐다.
등장부터 빌런 같았던 셀프리지의 음모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일까?
역사가 그 공간을 확장해서 반복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끝까지 그레이스 박사를 믿어주고 인간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공생하여 나비족을 더 나은 미래로 인도하려는 모앗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아바타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원하는 아바타 덕후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