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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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화려한 축제 분위기의 도쿄의 밤.

경시청 도쓰카 경찰서의 분위기는 한 통의 신고 전화로 소란해졌다. 바로 경찰서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빈 건물 1층에서 50세에서 60세로 추정되는 여자가 죽어 있다는 신고였다. 여자는 누군가 옷을 벗기다 만 것 같았고 두부엔 타박상이 있었다. 여자의 신원을 알아낼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여자의 것으로 보이는 쇼핑카트와 담요로 보아 가출인이거나 노숙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사본부가 설치되며 수사는 도쓰카 경찰서의 신입 형사 다도코로 가쿠토와 순간 기억 능력을 가진 경시청 수사 1과 베테랑 괴짜 형사 미쓰야 슈헤이가 파트너가 되어 담당하게 된다. 시신의 신원을 알아낼 길 없어 잠시 막혔던 수사는 시신의 지문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돼 있는 것이 확인되며 활기를 띠게 되었다.


시신의 지문은 1년 4개월 전에 발생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 히가시야마 요시하루의 서류 가방에서 채취한 지문 중 하나와 일치했고, 가쿠토와 미쓰야는 관할이 아님에도 탐문 수사 차 히가시야마의 집에 방문한다. 미망인 히가시야마 리사는 여전히 남편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는 듯 보였지만, 집안에서 풍기는 미묘한 위화감을 캐치한 미쓰야는 그 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씩 밝혀낸다.

거기다 요시하루와 죽은 노숙인 여자 사이의 접점이 발견되며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요시하루 살인사건과 노숙인 여자 살인사건의 충격적인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는데….



『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은 노숙인 마쓰나미 이쿠코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중에 드러나는 또 다른 살인 사건의 진실과 치정, 더러운 욕망, 질투, 거짓 등 인간 본연에 있을 수 있는 추악한 민낯과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충격적인 소설이었다.


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연이어 드러나는 인물들 간의 얽히고설킨 악연과 그들이 감추고자 했던 비밀은 그들 자신에게도 배신감을 주는 충격적 진실로 드러나기도 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드러나는 외견상으로는 가장 비루하게 여겨졌지만 실제로는 가장 고귀하고 희생적인 인물의 삶에는 한없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어울리지 않는 듯 너무나 잘 어울리는 두 형사의 케미와 더불어 독자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하는 완벽한 완급 조절과 생각지도 못한 요소들이 사건 해결의 단서들이 되며 짜릿한 긴장감과 충격을 안겨다 주는 소설이었다.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충격적이고 감동적이며 기억에 깊이 남는 장면은 그녀의 마지막이 아닐까.

전편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가 무척 궁금해지게 만들며, 추리소설의 재미는 물론이고 인간적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너무나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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