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9년 만이네요.

나는 지금 볼리비아의 우유니라는 도시에 있어요.

이틀만 있으면, 누구나 장아찌 같은 기분이 드는 소금투성이인 이 호텔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아르헨티나 사람으로 이 소금호텔에 반 년 체류하며 수채화를 그리고 있답니다. 그의 그림은 나의 사진처럼 하나같이 어딘지 모르게 옅고 덧없어 보여요. 그와 나는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계속 이야기했고, 만난 지 사흘 만에 그가 사랑을 고백해 왔습니다.


후지시로는 웨딩플래너와 결혼 계획을 상담하던 중 난데없이 여자친구 야요이에게 전 여자친구로부터 편지가 왔음을 고백한다. 3년 전 같이 맨션을 임대하며 동거를 시작한 후지시로와 야요이는 의사소통이나 집안일하는데 큰 트러블 없이 맞추며 살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결혼 날짜까지 잡았지만 2년 동안 섹스가 없다.


어느 일요일 내년에 있을 결혼식에 대접할 식사를 시식하러 온 후지시로와 야요이는 부모님 대신 야요이의 여동생 준과 그녀의 남편 마쓰오를 초대했다. 야요이의 4살 아래 동생 준은 눈은 야요이를 닮았지만 희고 육감적인 몸매는 야요이와 확연히 달랐다.

시식회에 다녀온 날 밤 야요이는 준이 정신과 의사인 후지시로와 상담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했고, 다음 일요일 밤 후지시로는 준과 단둘이 만나 저녁을 먹으며 술을 마시게 된다. 술을 마신 후지시로는 눈이 느슨하게 풀리며 육감적인 준의 몸매를 곁눈질했다. 그런 그에게 느닷없이 언니 야요이와 섹스를 하느냐고 질문한 준은 자신은 4년간 섹스리스라는 고백을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준은 후지시로의 어깨에 기대며 실은 남편과는 4년간 섹스리스지만 다른 섹스 파트너들은 많다며 야요이에게는 비밀로 하고 자신과 섹스하자며 유혹하는데….



소설은 옛 연인 하루에게서 온 편지와 대학 때 열병처럼 앓았던 첫사랑의 추억, 무덤덤하게 익숙해져 버린 현재의 사랑, 처제가 될 준에게 흔들리는 후지시로의 이야기가 뒤섞여 전개된다.


심리와 상황 묘사가 감각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은 결혼을 앞둔 주인공 후지시로의 현재 1년의 이야기를 축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조금은 뜬금없는 편지이지만 그 편지로 인해 잊고 지냈던 과거의 순수하게 설렜던 사랑의 기억을 하나씩 되살리며 그저 습관이 되어버린 지금의 사랑을 되새기며 진실로 자신이 무엇을 잊고 무엇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지 깨닫게 한다.


누구나의 모습일 수가 있는 후지시로 커플의 모습을 통해 나 또한 잊어버리고 무덤덤해졌던 사랑과 연애 세포가 되살아나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저 사랑을 갈구하는 흔한 연애소설이 아닌 사랑을 성찰하는 연애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출판사 지원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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