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컬러 잡학사전 - 익숙한 색에 숨은 과학 이야기
이리쿠라 다카시 지음, 안선주 옮김 / 유엑스리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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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색이란 물체에 물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물체의 표면에 반사된 빛을 우리의 눈이 수용하고 그것을 뇌가 인식해 색이라고 인지한다는 것을 초등 과학 교육과정에서 이미 배웠다. 그런데 각각의 동물과 인간은 이러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시각 구조가 서로 달라 색상이나 시야, 시력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하여 같은 사물을 봐도 인간과 동물은 다르게 인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동물과 인간이 왜 색을 다르게 인식하는지 증명하고자 하는 책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색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56가지를 선별하여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알기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 책이다.



책은 전체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이 독립된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있어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거나 각자가 궁금해하는 주제를 선택해서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피부가 투명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부는 바깥쪽부터 표피, 진피, 피하조직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빛의 일부는 표피 바깥쪽의 각질층을 투과하여 진피까지 도달한다.

인간의 피부에는 멜라닌 색소가 있는데 이것은 빛을 흡수하여 반사되는 빛을 줄어들게 한다. 이때 피부가 하얀 사람이나 백인들은 멜라닌 색소가 적어 피부 내부까지 빛이 잘 투과된다. 그리하여 사진처럼 진피에서 확산된 빛이 많이 돌아오기 때문에 그만큼 투명해 보이는 것이다.



플라밍고라고 하면 모두가 다리가 긴 분홍색의 새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플라밍고의 이 분홍색이 자체적인 색이 아니라 먹이에서 얻어낸 색이라는 것을 아는가?

갓 태어난 새끼 플라밍고는 흰색이다. 어미 플라밍고는 식도 부근에서 분비되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함유된 '플라밍고 밀크'로 새끼를 먹여 키우는데 그것은 새끼의 몸을 서서히 분홍으로 물들인다.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먹이를 먹는데, 플라밍고의 먹이는 조류나 새우 같은 갑각류이다. 갑각류에는 붉은색을 만드는 카로티노이드가 함유되어 있는데, 바로 이 카로티노이드가 깃털과 다리에 축적되어 분홍과 빨강을 띄게 된다.


만약 플라밍고에게 빨간 색소가 함유된 먹이를 주지 않으면 분홍빛은 점점 옅어진다.



열대나 아열대 지방의 꽃은 크고 빨간 꽃이 많다. 여기에 또한 자연의 법칙이 숨겨져 있다.

식물은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우는데 그 번식의 매개체가 곤충이나 새이다. 그런데 더운 지역에서는 기온이 높아 곤충들의 활동이 둔하므로 자연적으로 작은 새가 수분을 도와준다. 그때 새가 꿀을 잘 빨아먹을 수 있도록 꽃은 크기를 키우고 꿀도 많이 나오게 한다. 새는 곤충이 볼 수 없는 빨간빛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열대 지방에는 크고 빨간 꽃이 많다.



안개가 끼거나 먼지가 많은 날은 멀리 있는 산은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것은 빛의 산란 때문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물방울이나 먼지에 빛이 닿으면 산란이 일어나는데, 그 산란은 빛의 세기를 약화시킨다. 먼 곳의 산일수록 우리의 눈과 산 사이에 많은 공기층이 존재하므로, 그 산란광을 통해 바라본 산은 그만큼 흐릿하게 보이게 된다.

그렇기에 반대로 맑은 날이나 건조한 날에는 멀리 있는 산이 잘 보이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사람 피는 붉은데 혈관은 왜 푸르게 보이는지, 수술복은 왜 초록이나 파란색인지, 유니폼 색상에 따라 경기력에 차이가 있는지, 해파리가 어떻게 파란빛으로 천적을 퇴치하는지, 초록빛과 파란빛을 비춘 가자미는 왜 빨리 성장하는지, 꽃은 어떻게 색으로 자외선을 피하는지, 오로라의 오묘한 색은 어떻게 생기는지, 빨간색은 다른 색보다 왜 빨리 바래는지 등 일상에 존재하며 우리가 접하지만 '왜'라는 의문을 품지 않았던 색의 비밀에 대한 궁금증을 과학적으로 속시원히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런 것에 대해 의문을 품어야 되는지조차 알지 못했던 색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컬러가 과학이란 옷을 새롭게 덧입고 의미 있게 다가오며 그 색을 덧입은 사물들을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다.

역시 아는 게 힘이라는 명언을 새삼 다시 한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컬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앎의 기쁨을 추구하고 싶은 사람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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