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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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고양이 3부작> 『고양이』, 『문명』, 『행성』에 이어 다시 고양이가 화자가 된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으로 찾아왔다.

이 책은 <고양이 3부작>에 나왔던 샴고양이 피타고라스가 화자로, 책의 첫 부분에서 자신의 성장과 자신이 어떻게 제3의 눈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지식과 정보를 모을 수 있었는지 이야기한다.

피타고라스는 그렇게 지식과 정보를 모으던 중 발견한 에드몽 웰즈 교수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즉 ESRA에 착안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 책은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고양이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고양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다. 총 2부로 나뉘어진 책은 1부에서는 「고양이와 인간의 공존의 역사」를, 2부에서는 「고양이라는 동물」에 관해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7백만 년 전 인간과 마찬가지로 고양이의 첫 조상이 출현했다고 한다. 그리고 약 3백만 년 전부터 인간의 조상이 큰 인간과 작은 인간으로 분화되기 시작한 것처럼 고양이의 조상도 분화되었다. 그렇게 분화된 큰 고양이들을 인간들은 '사자'라고 불렀다. 작은 고양이들은 사자에 비해 몸집은 작았지만 지능은 더 높았다.

작은 고양이들은 작은 인간들과 더불어 인간이 농업을 발견하는 1만 년 전까지 나란히 진화를 계속했다.



농업을 시작하며 곡식을 저장하기 시작하자 쥐가 들끓기 시작했다. 이에 고양이가 쥐를 잡아 곡식을 안전하게 보관하게 해주자 인간은 필요에 의해 고양이를 먹여주고 재워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 흔적은 인간과 고양이 유골이 나란히 누워있는 상태로 발견된 키프로스 섬의 7천5백 년 전 무덤에서 엿볼 수 있다.



고양이들은 한때 신으로 대접받던 시절이 있었다.

기원전 2천5백 년 전 이집트 문명은 사자 머리가 달린 세크메트라는 여신을 숭배하는 종교를 만들었는데, 암사자들이 그들을 키우던 사제를 자꾸만 잡아먹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세크메트의 동생 격인 여신을 만들었는데 그녀가 바로 고양이 머리의 바스테트이다. 바스테트는 미와 다산의 여신이었다.


이후 신성한 존재로 취급받던 고양이는 기원전 525년 전, 페르시아의 왕 캄비세스 2세에 의해 이집트가 정복된 뒤 바스테트 여신의 신전이 파괴되고 고양이들이 페르시아 신들에게 제물로 바쳐짐으로써 신으로 추앙받던 영광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아니, 사진의 그림처럼 전투에서 방패에 매달리거나 탄환으로 사용되기까지 했으니 차라리 그 영광이 없었던 게 더 낫지 않았을까?



그렇게 숭배받던 자리에서 내려온 고양이는 교역의 길을 따라 배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배에 실은 곡식들을 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뒤를 이어 군인들도 세계 곳곳에 고양이를 퍼뜨렸다.

그리하여 고양이는 인간을 페스트로부터 지켜주는 존재가 되었는가 하면, 기독교 광신주의자들에 의해 주술적 이미지가 덧씌워져 지상에 내려온 악마라고 규정되어 산 채로 장작불에 태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양이는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삶의 동반자가 되었다. 심지어 과학기술발전의 주역으로 우주 비행 훈련을 한 뒤 우주에 다녀오기도 했다.



2부에서는 고양이의 골격, 음식, 수면, 청각, 후각, 야콥슨 기관, 혀부터 높은 곳에서 떨어진 고양이가 네발로 착지하는 이유와 고양이 몸속에 사는 기생충들, 갸르릉테라피, 거울 단계 등 고양이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다.



책은 너무 앙증맞은 고양이 발바닥 패드, 일명 발바닥 젤리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충격 흡수나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 이외에 다른 기능이 있음을 다양한 사진과 함께 알려주고 있다.

이 발바닥 패드에는 미끄러운 표면에서 점착력을 발휘하여 미끄럼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이 발바닥 패드에 있는 땀샘이 고양이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기도 한다. 또한 여기에는 촉각 수용기가 있어 진동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발바닥 패드에서 나오는 분비물은 고양이 간의 소통에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단다.



또한 책은 고양이가 꼬리를 사용하여 나타내는 언어를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거기다가 꼬리의 역할과 쓰임새의 사소한 부분까지 관련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언급한 내용들 외에 고양이의 신체적 특성, 행동 특성 등 고양이에 관한 모든 것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고양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단순히 귀엽다거나 혹은 영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바라봤는데, 이 책 한 권으로 고양이에 대해 거의 완벽한 이해도에 다다랐다고 살짝 자부할 수 있다.

거기다가 마지막 부분의 <다양한 품종의 고양이 친구들>에 나오는 소설 속 고양이들을 보면서 소설이 저절로 머릿속에서 시각적으로 되살아나기도 했다.


만반의 준비를 거쳐 고양이 집사가 되고자 하는 나의 꿈이 어쩌면 이 한 권으로 코앞에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이쯤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나와 같이 살아갈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맞이해도 되지 않을까?

고양이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다양한 사진에 쉬운 설명이 곁들어져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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