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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의 법칙 - 작은 아이디어를 빅 비즈니스로 만드는 5가지 절대 법칙
존 리스트 지음, 이경식 옮김 / 리더스북 / 2022년 1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09/pimg_7114282153704768.jpg)
뉴스를 보면 꼭 잘 되고 있던 사업을 확장했다가 성과가 지지부진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경우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잘만 팔리다 못해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었던 '허니버터칩'의 경우, 소비자들의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생산 라인을 증설했으나, 증설 이후 허니버터칩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감소했다. 그런 사례들을 접할 때면 항상 궁금해했었다.
"좋은 성과를 내던 것들이 왜 규모를 늘리기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성과가 감소하는 거지?"
만약 접하는 사례들이 모두 이렇게 규모를 확장하면 결과가 예상 이하인 것이었다면 그냥 "아, 원래 그런 거구나"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또 아닌 것이, 어떤 사례들에서는 규모를 확장하니까 그 성과는 확장한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증가한 경우도 있다.
경제학의 개념 중에는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이 존재하는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똑같은 물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할 때, 그 양을 늘리면 평균 생산 비용이 감소하게 되므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생산자들은 더 싸게 생산할 수 있고, 그렇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는 여유도 더 많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경제학 개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론상으로는 규모를 확장하는 것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었다.
『스케일의 법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전압 강하'라고 칭하며, 그 원인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원인 분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규모 확장으로 인한 '전압 강하'를 예방하고, 어쩌면 오히려 '전압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들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중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들을 고르자면 4장에서 설명하는 '파급 효과'가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109/pimg_7114282153704769.jpg)
파급 효과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회과학 연구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 덩치에 비해 신출귀몰할 정도로 은밀해서 표본 집단을 통해 실험을 진행할 때에는 잘 숨어 있다가 실험자들이 실험 결과에 만족하고 그 내용을 더 큰 크기의 집단에 적용했을 때 비로소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 그 무시무시한 영향을 마음껏 펼치는 괴물 같은 존재이다.
이러한 파급 효과에 대하여 『스케일의 법칙』의 저자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고 있다.
만약 어느 해 모든 대학교 2학년 전체 중 50%가 전공을 경제학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이 학생들이 졸업할 때에는 경제학 전공자들이 너무 많아서 관련 직업의 임금이 대폭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은 실험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 저자가 백 명의 학생들을 무작위로 뽑아 그중 50%인 오십 명을 경제학 전공으로 바꾸게 한다면? 이들이 졸업할 때 경제학 전공자가 다른 해보다는 조금 더 많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련 직업의 임금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변화는 아닐 것이다.
이처럼 어떤 행위가 작은 집단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집단의 크기가 커지면 예상치 못했던 파급 효과가 발생해 의도했던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표본 집단이 완전히 전체 집단을 대표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용은 앞서 2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는 내용이지만, 표본 집단을 제대로 뽑더라도 그 집단이 전체보다 크기가 작은 이상 파급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파급 효과의 예시로 저자가 제시한 것 중 하나로 펠츠만 효과를 비롯한 여러 논문들의 배경이 된 자동차의 안전장치 설계 의무화이다. 요점은 자동차에 안전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면 개별적인 사고에서 탑승자는 더욱 안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한 나라의 규모로 확장되었을 때, 사람들이 안전장치의 존재로 인해 안전 운전에 덜 주의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사고 자체가 더 증가해 전반적인 피해는 전과 다를 바가 없거나, 오히려 더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스케일의 법칙』을 보며 여러 번 통감한 것이 있다면, 사람 자체, 정확히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 자체는 대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스케일의 법칙』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인 규모를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이렇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뛰어난 음식을 자랑하는 식당들이 체인점으로 성공하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식당의 성공의 핵심에 요리사의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이미 올리버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전체적인 음식에서 요리사의 비중을 낮추고 재료의 비중을 높이는 등의 방법이 성공을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뛰어난 능력을 가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스케일의 법칙』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의 접근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면 왜 경제학 이론과는 다르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는가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이러한 통찰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자들에게도 중요하지만, 이미 큰 덩치를 가진 사업을 운영하는 CEO들에게도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단 사업가뿐만 아닌 일반인들 또한 이 책의 내용들을 통해 뉴스에서 접하는 사례들을 분석함으로써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히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함과 흥미로움을 제공할 수 있는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