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시대 -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열린책들 세계문학 281
토마스 불핀치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화의 시대』의 서론에 나오듯이, 신화를 아는 것은 세계의 문학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 그 자체만으로 물질적인 가치를 가져다주지는 않더라도 여러 인유들을 이해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화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그리스·로마 신화이고,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 또한 대부분 그리스·로마 신화일 것이다.

토머스 불핀치는 이 책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에 관한 내용을 주로 담으면서도 이집트 신화, 북유럽 신화, 인도 신화 등을 같이 담아 독자들에게 보다 넓은 범위의 신화를 전하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등장하는 신탁은 주로 델포이의 신전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사실 델포이의 신탁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신탁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가 도도나의 떡갈나무숲에 있는 신전에서의 신탁이다. 신화에 따르면 비둘기가 내려와 그곳에 신전을 지으라고 하였고, 이후 신전에서 사제들이 떡갈나무숲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바탕으로 신탁을 해석하였다고 한다.

또 트로포니오스의 신탁도 있는데, 트로포니오스는 원래 인간이었는데 형제가 함께 건축 일을 하였다. 그러던 중 한 왕의 보물창고를 건축하였는데, 그곳에 몰래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하여 보물을 훔쳤다. 결국 형제는 왕의 함정에 빠졌고, 트로포니오스는 자신의 형제가 고문 끝에 자신에 대한 것까지 실토할 것을 우려해 형제의 목을 가지고 달아났다. 그러나 갑자기 땅이 갈라지며 트로포니오스는 떨어져 죽게 된다. 그 후 트로포니오스의 신탁을 찾던 사람들은 땅에 있는 구멍이라는 예상치 못한 입구를 찾아야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밤에만 입장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유를 알 수 없는 규칙들을 지켜야 했으며, 신탁을 받고 나온 사람들은 우울해져 있었다고 한다.


북유럽 신화의 시작은 커다란 암소가 얼음을 핥아 그 얼음으로부터 거인 위미르가 태어난 것이다. 위미르는 오딘을 포함한 세 아들을 낳았고, 이 세 아들은 위미르를 죽여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로 썼다.

이들 셋은 물푸레나무로 남자를, 오리나무로 여자를 만들었다. 세계를 지탱하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에는 아스가르드부터 니플헤임, 무스펠헤임, 요툰헤임, 미드가르드 등이 연결되어 있었다. 오딘은 훗날 일어날 라그나로크에서 거인들과 싸울 전사들을 모으기 위해 발퀴리를 전장으로 보내 죽을 사람들을 정하였고, 이렇게 전장에서 죽은 사람들은 오딘의 궁전 발할에서 매일 싸움과 연회를 반복하며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는 때를 기다렸다.


또한 이 책에는 우리가 접하기 힘든 인도 신화에 대해서도 나온다.

인도 3대 신 중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비슈누는 화신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하며, 이를 '아바타'라고 한다. 아바타는 무수히 많은데, 이중 열 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아바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크리슈나인데, 인간의 형태인 무적의 전사로 각종 활약을 통해 압제자로부터 이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한다. 열 번째 아바타인 칼키는 이 세상의 종말에 나타날 아바타로, 세상의 모든 악덕과 사악함을 파괴하고 인류의 미덕과 순수성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한다.

3대 신에는 비슈누 외에 브라흐마와 시바가 있는데, 브라흐마는 창조를 담당하며 이러한 역할을 끝낸 후에는 활동하지 않는다고 하여 인도에는 브라흐마를 모시는 신전이 하나도 없다.

시바는 파괴를 담당하는데, 순서로는 3대 신의 세 번째임에도 숭배자의 숫자와 숭배 범위에서는 다른 두 신들을 능가한다고 한다. 시바는 '위대한 신'이라는 뜻의 '마하데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신화의 시대』를 읽고 가장 놀랐던 것은 분명히 부제로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쓰여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만 있는 게 아니라, 정보를 찾기 어려운 이집트 신화와 북유럽 신화, 인도 신화, 켈트 신화 등 세계 주요 신화들이 마치 맛보기처럼 들어 있었던 점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접하기 힘든 여러 신화들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될 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로마 신화 또한 색다른 방식으로 정리되어 있다. 마치 진짜 음유시인들의 작품을 보는 것마냥 이어지는 내용들에,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해당 신화 내용이 인용된 다른 문학 작품들의 구절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단순히 그 후의 역사와 분리되어 있는 존재가 아닌, 유기적으로 인류의 문학과 연결이 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


불핀치의 의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신화의 시대』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며, 또한 세계 여러 신화들을 접하게 함으로써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자, 『신화의 시대』의 매력에 빠질 준비되었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