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의 전기관 1
이쿠노 타지마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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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표지를 봤을 때 주인공 남자의 머리에 꽂힌 커다란 나사가 눈에 들어왔어요.

어? 머리에 나사라면…, 프랑켄슈타인?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의 크리처라기엔 너무 잘생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보았어요.

역시 주인공들은 『프랑켄슈타인』에서 가져왔네요. 크리처를 만든 박사의 이름이 원작에서는 빅터(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인데 여기서는 여자라서 빅토리아 프랑켄슈타인이에요. 그리고 원작에서 크리처의 이름은 없는데 여기서는 이름을 지어줘요.



배경은 1920년대 뉴욕시.

실패한 인생이자 범죄자 데이빗 더글러스는 전기의자에서 사형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사형집행 전 데이빗에게 의학회는 사후 시신 사용 동의서에 협력을 요청해요. 데이빗은 미련 없이 사용 동의를 하죠.

그리고 형은 집행됩니다.

'태어나서 대실패, 살아와서 대반성'



분명 사형이 집행됐는데…,

데이빗은 멀쩡히 침대에서 깨어나요.

그리고 빅토리아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녀가 들어와서 데이빗이 자신의 실험 재료라는 말을 해요.

What? 😮



빅토리아 프랑켄슈타인은 13세의 나이에 최고 의학상인 의학 훈장을 받은 천재 의학박사에요. 빅토리아는 수많은 생체 실험 끝에 드디어 전기로 움직이는 시체 인형인 전기관을 완성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형수 데이빗이에요.

빅토리아는 전기관이 된 데이빗에게 아인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줍니다.


최연소로 의학 훈장을 받았던 빅토리아는 전기관의 성공으로 최초로 '의학회 및 뉴욕 시장 특별 영예상'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것만 같은 빅토리아는 동시에 비난도 많이 받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실험 내용이 종교관이나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는 점 때문이에요.



어쨌든 빅토리아는 아인스를 최초의 전기관으로 발표합니다. 그리고 사형수였던 아인스에게 새로운 사명을 주는데요.

바로 전기관이 되면서 얻게 된 인간보다 월등한 괴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에요.



하지만 빅토리아의 연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종교단체 사상가 중의 한 명인 월튼은 빅토리아의 업적과 전기관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목적으로 함정에 빠뜨립니다.

빅토리아는 월튼의 도발을 의연하게 받아넘기지만, 아인스는 불끈하여 주먹을 휘둘러요. 😨



아인스는 새로운 기회를 준 빅토리아에게 도움이 안 되는 자신을 책망하며 빅토리아 곁을 떠나기로 합니다.

그렇게 나와서 무작정 방황하며 고민해요. 두 시간 동안.

그런데…,



아인스는 사람들이 허드슨강에서 열차 사고가 났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요. 순간 남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라는 빅토리아의 말을 떠올리지만 이내 자신의 처지 때문에 망설입니다. 그러던 중 사람들이 듣고 있는 라디오를 통해 그 열차에 어린 소녀 의사가 타고 있다는 뉴스를 듣게 돼요.

아인스는 즉시 빅토리아를 구하러 달려갑니다.



죽기 전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과 새롭게 얻은 기회와 남들을 위한다는 것…, 이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던 아인스는 드디어 마음을 굳게 먹게 됩니다.

그러고는 앞장서서 부서진 다리 위 허공에 매달린 차량에 남아 있던 사람들을 구출하기 시작합니다. 거기에는 우연히도 빅토리아와 아인스에게 시비를 걸었던 월튼도 있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빅토리아만 허공에 매달린 차량에 남게 되었는데요. 순간 차량의 무게에 못 이겨 열차 전체가 같이 추락할 위기에 놓입니다.

이에 아인스는 빅토리아를 구하고 자신은 허공에 매달린 차량에 남아 선로 위에 있는 열차와 연결된 부분을 떼어냅니다.

'분명… 이거면 된 거야.'


아니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요? 그렇게 죽음을 앞두고 태연하게 웃지 말라구! 😭





모티브는 『프랑켄슈타인』에서 따왔겠지만 빅토리아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의 목적과 태도, 크리처인 아인스 자체는 소설 『프랑켄슈타인』과 많이 달라요.


제가 조금 혼란을 느낀 게, 전기관은 분명 시체에 전기를 통하게 해 인공적으로 신경회로에 간섭해 움직이는 시체 인형이거든요.

그런데 빅토리아가 아인스를 실험할 때 심근 활동이 재개되고 맥박도 뛰고 호흡도 확인되었다고 해요. 심장이 뛰고 숨을 쉬면 정말 생명을 얻은 게 아닐까요? 하지만 손을 잡을 때 빅토리아가 아인스 손이 차갑다고 하니, 아인스가 아무래도 시체니까 차갑다고 대답해요. 심장이 뛴다는 것은 피가 돈다는 말일 텐데 왜 손이 차갑죠?


무엇보다 아인스는 살아있을 때를 전부 기억하고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요.

사랑, 분노, 연민, 기쁨, 슬픔, 후회 등.

그런데 왜 시체 인형이 되는 걸까요?


전기관은 시체 인형이라서 인간으로 대우받지는 못해요. 좋게 보면 사람들을 돕고 위험에서 구하는 히어로지만, 심한 경우에는 그를 감정 없는 도구처럼 대하는 사람도 있어요.

극단적으로 뉴욕 시장 딸은 완전 아인스를 감정 없는 로봇(?)으로 대해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도움을 맡겨 놓은 사람처럼 명령하며 시켜요. 그런데 아인스는 감정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죠.


이런 점들을 보면 월튼이 빅토리아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부분도 납득이 가요.

과연 죽은 사람을 되살려 낸다는 게 윤리적으로 올바른 일인지. 아무리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그렇게 되살아난 존재는 사람으로 봐야 될까요? 아니면 감정과 생각을 가진 인형이나 도구?


그리고 되살아난 아인스가 만약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시체로 되돌려질 수 있어요. 아인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


빅토리아의 서사, 아인스가 죽기 전의 서사, 헨리 클라발 박사와의 이야기, 해골 신부 등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그리고 월튼과의 이야기두요.

읽다 보면 제가 가지고 있는 궁금증도 풀리겠죠?

벌써부터 2권이 기다려지네요.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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