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ck 스틱! (15주년 기념판)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 그 안에 숨은 6가지 법칙
칩 히스.댄 히스 지음, 안진환.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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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오래 남는 메시지는 뭘까?


한 시간 동안 수업을 들었다. 중간중간에 재미있는 농담도 들었다. 그래도 상당한 양의 정보를 배웠다. 수업이 끝나고 며칠이 지났다.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물론 어떤 내용에 대한 수업이었고, 대충 뭐가 있었는지는 아주 희미하게나마 기억이 나기는 한다.

더 짜증 나는 것은, 중간에 들은 시답잖은 농담마저도 기억에 남는데, 정작 수업의 내용은 지우개로 쓱 지워버린 마냥 떠오르지 않는다.

대부분 이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벼락치기를 했을 때 가장 허무해지는 게 뭔지 아는가? 바로 벼락치기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정작 잠깐 쉬려고 유튜브에 들어갔을 때 얼핏 본 흥미로운 광고의 내용 같은 전혀 쓸 데가 없는 것들은 잘만 기억나는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이 보고 신경을 쓴 쪽은 공부인데, 잠깐 본 것이 더 기억에 남으니, 어이가 실종되다 못해 존재 자체가 세상에서 지워지려 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광고가 더 중요해서? 아마 아닐 것이다.

난생처음 보는 것들도 많고, 실질적으로 나한테 쓸모가 있는 것들이 거의 없더라도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으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기껏 생각해낸 것은 '광고가 더 재미있어서!'인데, 어쩌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으니, 바로 광고에 담겨있는 '고착성(stickness)'을 강화하는 요소들이다.

『스틱!』에서는 이러한 고착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단순성', '의외성', '구체성', '신뢰성', '감성', '스토리'를 꼽고 있다. 이 여섯 가지 요소들의 첫 글자(영어로)를 연결하면 'SUCCES'인데, 복수를 표현하기 위해 억지로 뒤에 s를 하나 더 붙이면 비로소 'SUCCESs', 즉 성공이라는 단어가 된다.

『스틱!』의 저자들은 이러한 고착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을 잘 활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의외성'은 말 그대로 의외의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다.

신형 미니밴 인클레이브의 광고가 있다. 전형적인 가족의 화목함을 보여주는 요소들이 다 담겨 있다. 4인 가족이 웃으며 인클레이브를 운전하고, 주변 풍경은 매우 아름답다. 신호 앞에서 멈췄다가 초록불이 켜지자 출발하였다.

갑자기 어떤 차가 초고속으로 옆을 들이받고, 차는 종잇장처럼 구겨져버린다.

화면은 어두워지고, 예상하지 못하였을 거라는 말과 안전벨트를 꼭 착용하라는 말이 화면에 떠오른다.


사실 인클레이브라는 미니밴은 존재하지 않고, 이 영상은 미국 공익광고협회가 제작한 것으로, 안전벨트 착용을 강조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공익광고와는 달리 예상치도 못한 방식으로 안전벨트 착용을 잊지 말라는 내용을 전달한다.

아마 이 광고를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내용이었기에 충격을 받은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고, 또 광고에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정말 예상치도 못한 사고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요소 중 하나인 '단순성'도 가미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이 광고는 그 어떤 천 마디, 만 마디 말보다도 더 '고착성'이 뛰어날 것이고, 더 효과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머릿속에 메시지가 딱 박히게 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한 방법을 이용하고,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내용들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메시지가 기억에 남고, 또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내용을 전달하는 아주 효과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방법이 있는데, 이는 바로 '스토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신생아가 있었다. 그런데 피부색이 창백해지기도 하며, 점점 상태가 나빠졌다. 의사들은 폐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 판단하여 이에 대한 처치를 하려고 하였으나, 간호사는 심장이 문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의사들은 심전도 장치를 보여주며 심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이에 간호사는 다른 사람들이 말리기도 전에 청진기를 이용하여 신생아의 심장 소리를 들었고,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신생아는 무사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짧다고 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심전도 장치를 과하게 믿지 말아라", "때로는 직관이 기계부터 뛰어날 수도 있다", 또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였음에도 직관에 따라 판단을 내렸던 간호사의 태도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무엇이든 간에 '스토리'가 가지는 힘이 대단하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하나하나 말로 하였으면 기억에 많이 남지 않았을 수도 있는 내용을, 한 가지의 이야기로 머릿속에 확실히 고정시켰으니 말이다.

이처럼 '스토리'를 이용하면 때로는 핵심만 말하는 것보다는 길지는 몰라도 더 확실하게 기억에 남게 할 수도 있다.


유독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광고나 문구 같은 것들이 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것들이지만, 『스틱!』을 읽고 나니 그것들에 공통적으로 숨어있던 요소들이 하나둘씩 보이고, 이해가 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 명확하게 알게 되니, 스스로 '고착성'이 뛰어난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광고 같은 것에도 중요하지만, 『스틱!』에서 다루고 있는 '고착성'을 증가시키는 요소들은 일상 속 대화 같은 것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단지 말주변이나 글주변이 없어서 흥미를 끄는 메시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달변이나 달필이었으나 자신의 정확히 어떤 부분이 이러한 성과를 내는지 몰라 이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을 알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나만의 한 줄 평 :

『스틱!』은 착 달라붙는 메시지들에 대한 '고착성'이 매우 높은 '달라붙는' 설명이 담긴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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