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집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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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전문 필자로 활동 중인 주인공(화자)은 지인의 부탁으로 도쿄에 있는 한 집의 평면도를 접하게 된다. 필자의 지인은 그 집이 마음에 들어 구매하고 싶었으나, 평면도에 그려진 1층의 정체 모를 공간을 보고 뭔가 모를 묘한 찜찜함을 느끼며 그 집을 살지 말지 고민이 돼 필자에게 조언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건축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필자는 대형 건축사무소 설계사이자 미스터리와 호러 애호가인 구리하라 씨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평면도를 본 구리하라 씨는 정체 모를 수수께끼의 공간이 의도적으로 만든 공간임을 말한다. 그리고 그 공간뿐만 아니라 그 집의 전체적인 구조가 일반적인 주택과는 다른 비정상적인 '이상한 집'임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그 집이 일반적 주거가 아닌 어떠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집이라는 자신만의 생뚱맞은 가설을 이야기한다.


필자는 구리하라 씨의 이야기를 듣고 구리하라 씨가 한 믿기지 않는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라도 알려줄 생각으로 자신에게 평면도를 부탁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그 지인은 그 집 근처에서 토막 난 시체가 발견되어 집 구매를 이미 포기했음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구리하라 씨의 가설에 무게를 실어주며 필자가 그 집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다 친분 있는 편집자에게 그 집을 소재로 기사를 써보라는 조언을 받은 필자는 그 집에 대한 구체적 지명과 겉모양은 숨긴 채 평면도와 구리하라 씨의 가설과 집 근처에서 발견된 시신 이야기를 발표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기사를 접한 한 여성이 그 집 구조에 대해 짚이는 것이 있다며 꼭 만나기를 원하며 연락을 취해오는데…….




'평면도'라는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다루는 이 소설은 책으로 출간되기 전 SNS와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었고 모두를 경악에 빠뜨렸던 이야기라고 한다.

하지만 책이 출간되며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던 나는 화제가 되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평면도를 보며 할 이야기가 있으면 얼만큼 있을까?'라는 조금은 미심쩍은 생각을 가지며 책을 집어 들었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거침없고 놀랄만한 이야기 전개와 평면도로 추측해 내는 충격적인 사실에 숨도 못 쉬면서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그리고 '평면도만으로 충분히 할 이야기가 많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게 많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야기에 나오는 가설은 처음엔 '단지 평면도만으로 비약이 너무 심한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게 했지만, 이내 곧 비약이 아닌 설득력으로 무장한 가설이 된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뒤통수치는 반전이 등장하기도 하며, 도저히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책장을 넘겨야 했다.

이야기는 처음 등장한 집이 아닌 다른 집으로 연결되며 점차 '이상한 집'이 가지고 있는 비밀의 근원에 다가서게 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이야기의 결말은…….


등장인물들의 대화 위주로 전개되는 소설은 최고의 가독성을 자랑하며 내가 그 자리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같이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철저하고 빈틈없는 스토리 구성은 갈수록 소름 끼치는 공포를 선사하면서도 도저히 헤어 나올 수 없는 최고의 흡입력과 몰입감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몇몇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연민을 자아내며 이루 말할 수 없는 먹먹함도 느끼게 했다.

한마디로 이 소설은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테리어 공사를 하기 위해 벽을 철거했는데 벽 사이 공간에서 폐자재가 몇십 톤이 쏟아져 나왔다느니, 이상하게 빈 공간이 발견되었다느니 하는 뉴스가 가끔 보도되곤 한다. 그러니 이러한 소설이 단순히 허구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을 읽는 순간 이야기는 진실이자 살아있는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살았던 집에도 창문 없는 중간방이 있었는데… 그것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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