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고래의 모든 것
켈시 오세이드 지음, 장정문 옮김 / 소우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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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시중에 나와 있는 동물 관련 책들을 보면 두꺼운 책 한 권에 여러 동물들을 한꺼번에 소개하거나, 한 종류의 동물에 관해 소개한 책이라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기본적인 사실에 새로운 사실 몇 가지만 더해져 있어 두께가 무척 얇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책들은 대부분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다. 어른들을 위한 동물 책들은 사진이나 그림보다는 장황한 글만 쭉 적혀 있는 책들이 많다. 어른도 사진과 그림 좋아하는데….


그러던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 중 하나인 고래에만 관한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청소년 대상으로 나온 책이라 그런지 최대한 고래와 닮게 그린 일러스트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고래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책은 '진화, 종, 먹이, 서식지, 가족·삶·사회, 인간'을 주제로 하는 6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우리는 흔히 고래의 종류가 '고래'와 '돌고래'로 나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분류 체계상 고래류는 크게 두 부류 '수염고래'와 '이빨고래'로 나뉜다. 고래 중에 이빨이 있어 큰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고래들을 이빨고래라고 하는데 돌고래와 쇠돌고래는 이 이빨고래의 일종이다.


책의 시작 부분에는 책을 볼 때 보기 편하게 본문에서 등장하는 고래에 관련된 용어들을 정리해 놓았다.

영어에서 고래를 지칭하는 용어는 육지의 소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와 같아서 수컷 고래는 불(bull), 암컷은 카우(cow), 새끼는 캐프(calf)라고 부르는데 이 책은 영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고래류는 상어를 포함한 다른 물고기처럼 유선형 몸통을 지니고 있지만, 물고기들이 좌우로 꼬리를 움직이는 것과는 달리 고래는 상하로 움직인다.



책에서는 이빨고래와 수염고래의 몸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둘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고래에게는 분수공(blowhole)이나 멜론(melon) 같은 다른 해양생물에게서는 볼 수 없는 기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먹는 동그란 멜론처럼 돌고래 같은 일부 이빨고래의 이마가 동그랗게 볼록 튀어나와 있는 부분을 멜론이라고 부르는데, 이빨고래가 가진 특별한 기능 '반향정위(echolocation)'를 사용할 때 이 부분이 역할을 한다.


그 외에 고래수염(baleen)에 관한 설명이라던가 고래 꼬리인 플루크(flukes), 고래 지방 블러버(blubber)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책에 설명된 용어를 전체적으로 보면 딱히 우리나라 말로 지칭하는 명칭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영어 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다.



그리고 책에는 인간이 관찰하기 쉬운, 고래가 수면에 나왔을 때 하는 행동들도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로깅(logging)이라던지 브리칭(breaching) 같은 단어들도 영어 단어를 그대로 쓰고 있기에 영어 뜻을 알면 쉽게 이해가 가는 행동들이다.



이 책에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귀신고래에 대한 설명도 잘 나와 있다.

귀신고래는 귀신고래과에 속하는 유일한 종으로 현재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진 고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무분별한 남획으로 더 이상 관찰되고 있지 않는 종으로 일반적으로 다른 책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식사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 있다.



고래류는 번식기 내내 많은 파트너와 짝짓기를 한다고 한다. 혹등고래의 구애는 오랜 기간 여러 마리가 암컷 한 마리에게 구애를 펼치는데 그 과정이 치열하다. 서로 피를 보는 경우도 있고, 경쟁이 심하게 과열되면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동물의 세계.'



그리고 고래의 수면에 관한 이야기도 자세하게 나온다.

고래의 종류마다 수면을 취하는 방식이 매우 다양한데, 사진은 향고래의 수면 방식으로 짧은 수면 시간 동안 해수면 아래에서 수직으로 함께 매달려 낮잠을 잔다고 한다.



이 밖에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고래의 모든 것을 보고 알 수 있는 책이다.


과거, 바다는 인간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두려움과 미지의 공간이었던 탓에 고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고래는 식량 자원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예술적 소재로, 때로는 신화에 나오는 신비한 존재로, 또 민속과 전통 등을 통해 인간의 생활 곳곳에 자리하는 친숙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와 함께 오랜 시간을 살아온 고래가 인간의 이기심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졌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반성해야 할 문제이다. 동물 보호를 외치는 현대에 와서 고래 중 멸종한 종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일이다.


우리는 고래를 멸종시킬 수 있는 반면 보호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들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쩌면 당장 그 성과를 확인할 수 없어 의구심과 지루함과 허무함마저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직 한 가지, 이 지구상에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우리 인간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고래에 관한 정보와 지식뿐만 아니라 현재 고래가 처한 현실과 인간과 공존하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실사가 아니기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고, 160쪽에 달하는 책이 고래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기에 충분한 설명에 정말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어른들이 꼭 이 책을 읽어보고 고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한 뒤, 그것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잘 설명하여 고래의 멸종이 아닌 공존의 미래를 열었으면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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