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리뷰툰 2 : SF편 - 유머와 드립이 난무하는 고전 리뷰툰 2
키두니스트 지음 / 북바이북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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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리뷰툰』이 워낙 호평 일색이었기에 그 책을 읽지 않은 나로서는 『고전 리뷰툰 2』에 대한 부푼 기대 반, '전편의 감상평에 혹시 거품이 끼어있었을지도 몰라.'라고 의심하는 마음 반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첫 번째 작품 『프랑켄슈타인』을 리뷰하는 글부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의심했던 마음을 반이나 가졌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대박~진짜가 나타났다!!


이 책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목은 들어서 알고 있고, 내용 또한 대충은 알고 있을 SF 고전 10편 『프랑켄슈타인』, 『해저 2만 리』, 『지구 속 여행』, 『잃어버린 세계』, 『타임머신』, 『투명인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유년기의 끝』, 『아이, 로봇』,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대한 리뷰를 담고 있다.

이 중 내가 읽은 책은 5편이니 선방을 했다는 마음이 없진 않았으나, 그 5편 대부분이 어릴 때 읽어서 대충 큰 흐름만 기억이 난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깨달았다.

『아이, 로봇』은 영화로 봤기에 본 책에 은근슬쩍 포함시키려 했으나 이 책을 읽으며 『아이, 로봇』의 책과 영화는 아예 다른 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 감히 읽은 책에 포함시킬 수가 없었다.



이 책은 고전 소설의 내용에 대한 리뷰 위주로만 글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어떤 이들은 한 번쯤은 의문을 가져봤을법한 내용을 작가 키두니스트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의 경우 처음은 북극 탐험을 하는 선장이 자신의 누이에게 보내는 편지로 소설이 진행된다. 몇 년째 하는 위대한 모험은 보람찬 일상이지만 외로워서 그런지 누이에게 자주 편지를 쓴다. 배 위에서도, 북극 인근에서도.


그런데 오빠에게 온 편지를 읽는 여동생 뒤에서 남편이 "그 편지 어떻게 받은 거야? 진짜 궁금해서 그래."라고 말을 건다. 여동생의 대답…, "어, 부엉이가 보내줬어요!" 😂

그러고 보니 정말 북극 바다를 외롭게 떠다니는 배에서 선장은 대체 어떻게 동생에게 편지를 보내줬을까?

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이 책에 잘 나와 있다.



또한 프랑켄슈타인으로부터 버려진 괴물(크리처)이 홀로 생존하며 스스로 말과 글자를 익히지만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없는 애정에 공허함을 느끼고는 그 공허함을 책으로 대체했다는 부분에서 작가의 유머가 폭발한다.

겨우 글자를 익히고 처음으로 접한 책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실낙원』이라는 말에 어이없어하더니, 묘사된 괴물의 외모 정도는 견딜만할 것 같다며 사귀… 아니 친구부터 시작하자며 들이댄다. 아 웃겨~! 🤣

사실 지금 우리가 프랑켄슈타인 하면 떠올리는 여기저기 꿰맨 자국에 볼트가 이마에 박혀있는 외모는 나중에 영화로 제작될 때 괴물이라는 시각적인 충격을 위해 영화사에서 만든 얼굴이지 소설에서 묘사된 외모는 아니다.



또한 작가는 이토 준지가 각색한 『프랑켄슈타인』과 원작을 비교하며 원작에서의 전개가 더 마음에 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프랑켄슈타인』이 과연 공포물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그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는 『셜록 홈스』 시리즈로 유명한 아서 코넌 도일의 SF 고전 『잃어버린 세계』도 특유의 유머와 드립으로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내가 어릴 때 읽었던 작품이어서 읽으면서 기억이 새록새록 돋았다. 그런데 이것이 아서 코넌 도일의 작품이었다는 것은 몰랐다.

아서 코넌 도일은 역사 소설, 밀리터리 소설, 호러 소설, 심지어는 시까지 정말 다양하고 많은 작품을 집필했다. 그 작품들이 대부분 잘 쓰였고 어느 정도 성공도 거두었지만 『셜록 홈스』가 상식을 뛰어넘은 성공을 거두는 바람에 다른 작품들이 다 묻혀버리고 만다. 오로지 『셜록 홈스』.

"그래 아들아! 그래서 홈스는 왜 죽였니?"라니.🤣


이외에도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제목 때문에 착각할 수 있는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잃어버린 세계』가 아닌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이 원작이며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가 소설 『잃어버린 세계』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2편 외에도 SF 고전 8편에 대한 무한 유머를 장전한 리뷰가 이 책에 실려있다.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 고전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전이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렵다고 누가 말했나?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이 고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읽었던 책들도 나름 다시 생각을 정리했고, 읽지 못했던 책도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정리해서 도전해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전 읽기에 도전하겠다고 계속 계획만 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단 고전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아니, 무조건 읽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정말 후회 없는 신의 한 수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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