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릿 트레인 - 영화 원작소설 무비 에디션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직 킬러였던 기무라 유이치는 자신의 여섯 살 난 아들 와타루를 옥상에서 떠민 장본인을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권총을 들고 신칸센에 올랐다. 복수의 날을 위해 술까지 끊었다. 그리고 아들에게 위해를 가한 인물에게 천천히 다가간 기무라는 순간 천진난만해 보이며 착실한 우등생인 것처럼 보이는 중학생 소년의 모습을 보고 의혹이 솟구쳤다.

'저렇게 천진난만해 보이는 아이에게 악의가 있었을까?'

하지만 순간 눈앞에서 커다란 불꽃이 튀었고, 눈을 떴을 때는 온몸이 테이프로 결박당한 채 소년의 오른쪽 옆자리에 앉혀 있었다.

기무라의 아들을 장난으로 옥상에서 떠민 소년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기무라를 비웃었다.


지하 세계의 거물 미네기시 요시오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증오하는 일당들에 의해 납치되어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킬러인 밀감과 레몬을 고용한다. 미네기시가 밀감과 레몬에게 의뢰한 일은 아들을 감금하고 있는 상대에게 몸값을 들고 가서 아들을 납치한 일당을 전부 죽인 뒤 자신의 아들을 구해 다시 몸값을 챙겨 오는 것이었다.

밀감과 레몬은 의뢰를 완벽하게 끝낸 뒤 미네기시에게 아들과 돈을 가져다주기 위해 신칸센에 탔는데 엉성한 성격의 레몬이 거액의 몸값이 든 트렁크를 좌석 근처가 아닌 차량과 차량 사이 짐을 보관하는 공간에 두는 바람에 일이 꼬이고 만다. 밀감이 미네기시의 전화를 받으러 객차 밖으로 나가고, 레몬이 밀감의 충고를 받아들여 트렁크를 좌석 위 짐 선반에 두려고 트렁크를 찾으러 간 사이 미네기시의 아들이 살해당하고 만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액이 든 트렁크까지 도둑맞고 말았다.


불운이 따라다니는 남자 나나오는 마리아가 의뢰받은 일을 해결하는 일을 한다. 마리아는 항상 간단한 일이고 금방 끝날 거라며 의뢰받은 일을 지시하지만 나나오는 매번 번거롭고 위험한 말썽에 휘말리고 만다.

이번에도 마리아는 간단한 일이라며 도쿄 역에서 신칸센 열차에 올라타 누군가의 여행 짐을 가로챈 뒤 우에노 역에서 내리기만 하면 된다고 의뢰받은 일을 지시했다. 나나오는 트렁크에 든 내용물을 무언지 모르는 상태에서 하는 일인데다가 트렁크 주인과 마주칠까 봐 긴장했지만 5분밖에 걸리지 않는 우에노 역까지 무사히 도착해 들키지 않고 내릴 수 있었다.

아니 내리려고 했다. 우에노에서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며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악연인 늑대를 우연히 만나 다시 신칸센에 떠밀려 올라타기 전까지는.


오우지 사토시(왕자)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자신을 따라 무단횡단하던 남자가 교통사고로 죽은 것을 보고 자신은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 점과 하는 방법만 주의하면 사람을 죽여도 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고는 사람을 죽이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 후로 3년 안에 아홉 명의 사람을 직·간접적으로 죽였다.

기무라의 아들은 왕자와 왕자의 지시에 따르는 동급생들이 옥상으로 데리고 가 밀어 떨어뜨렸고 그런 짓을 하며 왕자는 통쾌함을 느꼈다.

그러고 난 후 기무라가 복수를 위해 자신을 찾아다닌다는 말을 듣고 일부러 자신이 혼자 신칸센에 탄다는 정보를 흘려 기무라를 함정에 빠뜨려 제압하고는 기무라의 감정을 할퀴며 병원에 있는 기무라의 아들을 인질로 삼아 기무라를 자신의 지배하에 놓고 고통과 절망을 주며 즐기는데….



다른 표현은 필요 없다. 대~박!!!

역시 할리우드에서 영화화된 데는 전부 이유가 있다.

이 소설은 자의든 타의든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힌 킬러들이 각자의 임무를 완수하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소설 속 킬러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신칸센에 올랐지만 결국엔 전부 얽히고설키며 연결된다.

소설은 664 페이지에 이르는 벽돌책이지만 가독성이 좋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어 읽는데 전혀 부담감이 없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한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며 속절없이 소설 속에 빠져들게 했다.

살인이 난무하고 잔인한 듯한 소설이지만 작가 특유의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문장으로 인해 어둡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고 유쾌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들과 그 사건을 일으킨 흑막이자 악 중의 악 왕자.

그는 항상 어른들에게 완벽하고 순진해 보이는 아름다운 외모로 자신의 더럽고 추악하고 비뚤어진 본성을 감추며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나?"라는 질문과 함께 속으로 조소를 던지곤 한다. 사람들을 속이는 왕자의 순진한 척하는 연기를 볼 때마다 얼마나 분노 게이지가 상승하던지….

으~, 이 분노 유발자의 결말이 어떨지 소설을 통해서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불릿 트레인』은 처음 접하는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인데 이 소설 한편으로 그의 필력에 반해 완전 팬이 되어버렸다. 이 소설은 '킬러 시리즈' 3편 중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나머지 작품 『그래스호퍼』와 『악스』도 꼭 읽어봐야겠다.

이 소설의 원제는 『마리아 비틀』이지만 영화 개봉과 함께 무비 에디션 한정판으로 『불릿 트레인』이라는 이름으로 발간되었다. 소설도 엄청 재미있지만 책에는 작가의 친필 사인 인쇄본과 '불릿 트레인 책갈피 티켓'이 포함되어 있어 그것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화끈하고 유쾌 통쾌한 액션 스릴러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은 망설이지 말고 빨리 이 책을 집어 들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