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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 : 죽음의 설계자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평점 :

이야기는 술 취한 한 남성이 자신의 아파트에 들어섰지만 집에 가지 못하고 공터 벤치에 주저앉는 것으로 시작한다. 곧이어 들려오는 다급한 구둣발 소리와 차 시동 거는 소리, 자신이 앉은 벤치로 향하는 헤드라이트 불빛. 남자는 급히 떠나는 차를 본 후 술이 좀 깨서 자신의 집을 찾아 일어섰다. 그러나 이내 다시 주저앉고 만다. 바로 아파트 현관 앞에 온통 피로 물들은 채 머리가 깨진 사람이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름 아닌 서울 지방 경찰청 광역 수사대에서 내사를 진행하고 있던 국회의원 이필석이었다. 이필석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자살한 것으로 경찰 조사 발표됐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1년 전 이필석 의원의 성폭행 및 성접대 사건 판결을 맡아 최종 무죄를 선고했던 대법관 중 한 명인 이대우 판사의 자살 소식이 이어졌다. 둘 사이의 유착관계를 조사하고 있던 경찰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사건을 기소했던 조덕삼 검사 역시 타고 가던 택시의 추락 사고로 사망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연쇄 살인이 일어났다. 술에 취한 20대 여성들이 그 대상으로, 광역 수사대 경찰들은 처음에 연쇄 살인의 기미가 엿보였음에도 아니리라 생각하며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넘겼고, 그렇게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그러나 그 후로도 같은 방식의 잔혹한 상흔을 가진 피해자가 계속 나와 경찰은 결국 이 사건들이 연쇄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의심하게 되었다.
경찰들은 두 번째 사건이 발생했을 때라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사건들에는 연쇄 살인 사건의 증후가 여럿이었다. 바로 피해자의 소지품이 그대로 남아있고, 살해 수법이 잔혹했으며, 피살자 주변 탐문을 통해 살인 동기를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도 경찰들이 이 일련의 사건들이 연쇄 살인 사건임이 분명하다고 여기게 된 이유는 바로 피해자의 신체에 남겨진 다윗의 별 모양의 표식이었다. 이 표식은 사건 현장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며 부검을 하는 과정에서야 확인이 가능했는데, 마치 인두로 지져 피부 조직을 상하게 한 것 마냥 피해자의 신체가 서서히 굳어감에 따라 피부에 드러나는 자줏빛 별 모양의 표식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들이 보이자 경찰은 이를 본격적으로 연쇄 살인 사건으로 상정하고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광역 수사대 민우직 경정은 그렇게 해서 꾸려진 특별 수사본부에 광수대 안민호 경위 외에 서울 지방 경찰청 형사과와 정보과, 과학 수사대에서 인원을 차출하였고, 살인 사건의 장소가 거의 정해져 있으며 범행 주기 또한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파악하고는 시체를 보는, 정확히는 일주일 뒤 동일한 시각에 동일한 장소에 있을 시체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고 이제는 경찰이 된 남시보를 지구대에서 차출해 특수본에 합류시킨다.

『시체를 보는 사나이 2부』를 기다린 사람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러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우리 곁으로 다시 찾아온 2부에 열광하며 떨리고 흥분된 마음을 겨우 가라앉히며 소설을 읽어내려갔다.
남시보의 능력은 1부에서의 시체를 보는 능력 외에 또 다른 능력이 진화되고 강화된다. 찰나의 순간을 기억하는 기억력이 좋아졌다거나, 시체 환영을 직접 만져보며 그것을 진짜 시체처럼 느낄 수도 있게 되었다. 또한 본인은 고등학교 때 봤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사물 환영을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환영을 오감으로 느낄 수도 있게 되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시보의 능력은 점점 향상된다. 또 어떤 다른 능력이 향상되는지 소설로 꼭 확인해 보시길.
2부는 1부보다 더 탄탄하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로 전개되었다.
연쇄 살인범은 누구일까? 그는 왜, 무슨 이유로 연쇄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소설은 살인범에 의한 단순한 연쇄 살인 사건이나 권력자에게 성폭행을 당한 한 여대생의 자살을 고위층의 덮어주기 비리로 그치는 이야기 수준이 아니었다. 사건은 그들보다 더 상위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 드러나며 거대 조직 '다크킹덤'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
그들에게 거슬리는 장애물은 가뿐하게 치워버리고 그들을 뒤쫓는 특수본을 손쉽게 해산해 버리는 절대 권력 다크킹덤. 그런 권력에 맞서는 것은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의 억울한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며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오직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뭉친 사람들. 바로 다크킹덤이라는 거대한 검은 권력 카르텔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민우직 팀장이 이끄는 일명 '고스트 수사팀.'
그들은 다크킹덤의 실체를 파헤쳐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까?

범죄 수사 미스터리 추리소설답게 정신없이 터지는 사건과 이야기 전개에 지루할 틈이 전혀 없고, 이야기 중에 나오는 수많은 대화들은 마치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보듯 생생하며 극강의 가독성을 자랑하고 있다. 나오는 사건들은 허투루 넘겨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전부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여러 단서들이 모여서 드디어 거대 권력에 한 방 먹일 시동을 거나했더니 다시 또 3부를 기다려야 되는 상황… 진정 실화인가요?
연쇄살인, 마약, 성접대, 폭력 등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전혀 암울하지 않고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소설이다.
미스터리와 추리, 초능력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 이 소설을 강력 추천한다.
작가님, "그래, 곧 간다. 기다려."라고 했으니 금방 3부로 만날 수 있는 거겠죠?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