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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받고 있다는 착각 - 온라인 검열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질리안 요크 지음, 방진이 옮김 / 책세상 / 2022년 6월
평점 :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대중화되기 이전, 민중들에게 있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외의 것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신문 등과 같은 일방적인 매체뿐이었다. 심지어 그마저도 검열을 겪으면서 결국 대중들에게 전달되는 이야기들은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들이 전달하고 싶어 하는 내용만 남게 되었다.
이러한 검열 속에서 제한된 이야기만을 들으며 살아왔던 민중들에게 있어서 인터넷의 시작은 마치 가뭄 끝에 시작된 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 가뭄에 단비 같은 인터넷이 마냥 단비만은 아닌, 다른 모습의 가뭄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짚어내고 있다.
인터넷이 활성화된 이후로 사람들은 모두 편리함만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 반대편과의 소통도 가능하고 인터넷이 닿기만 한다면 지구 어디의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들 또한 인터넷의 활성화 이전에 비해 비교하는 것이 우스울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아진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혜택이다.
그럼에도 도대체 어떤 부분들 때문에 『보호받고 있다는 착각』의 저자는 첫 번째 챕터를 '새로운 문지기들'이라는 이름을 지을 정도로 인터넷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다 못해 이제는 거의 완전히 사람들의 일상과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서비스들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등이 민중의 인식과는 전혀 다르게 과거 물리적으로 행해졌던 검열들을 온라인상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매개체가 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혹은 인지하고 있음에도 인터넷이 과거의 불합리한 사항들로부터 우리를 구출해 준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라는 생각 속에 갇혀 이러한 문제점들 또한 문제점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당연한 과정 중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과거에는 이러한 검열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온갖 애를 쓰며 사방으로 방법을 찾아다녔던 것에 반해,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검열에는 이렇다 할 수 있는 대응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치고 있는 어쩌면 현재 진행형의 검열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러고는 이에 얼마나 무심하였는지를 떠올리고는 소름이 돋기도 했다.
굳이 옛날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이 지금만 보아도, 우리는 현실에서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며, 이러한 자유에 대한 침해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그러나 그토록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정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이용하며 가장 많은 정보와 표현들이 넘쳐나는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와 같은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더없이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호받고 있다는 착각』을 계기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하여 더 객관적으로 알게 되었으며, 더욱 세심한 신경을 기울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인터넷을 한 번이라도 이용해서 어떠한 정보에라도 접근을 하거나 글을 작성하는 등의 활동을 했던 사람 다시 말하면 현대인들 거의 모두에게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