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2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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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눈을 심어 준 쥐 '폴'을 전향한 스파이로 만들고자 했던 <폴> 작전이 실패한 것처럼 보이자, 프리덤 타워의 분위기는 전에 없이 가라앉았다. 그리고 인간과 고양이들은 히피족이 자리 잡은 68층에 모여 캣닙이라는 마약에 심취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을 즐겼다. 바스테트는 기겁을 하며 캣닙에 취해있는 아들 안젤로를 말렸지만 이미 그곳에는 마약에 취한 힐러리 클린턴, 그랜트 장군도 있었다.


의기소침해져 자신에 대한 믿음까지 흔들리고 있던 바스테트는 결국 안젤로의 권유로 캣닙을 피웠고, 마약 효과 탓인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여태껏 해오던 그녀의 야심찬 계획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생각되며 몸을 이완시키는데 갑자기 주변의 모든 고양이들과 사람들의 얼굴이 쥐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바스테트는 그들을 피해 타워 꼭대기까지 달아났고 정신을 갉아먹는 마약이 뇌에서 빠져나가길 기다리며 밤새 배드 트립을 하며 다음날을 맞이한다.


두 번 다시 마약에 손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나탈리에게 로망과의 관계에 대해 충고하고 있을 때 로망이 바스테트를 급히 찾으러 왔고, 그는 폴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이야기하며 폴이 바스테트하고만 이야기하기를 원한다는 말을 전한다.

그렇게 폴과 다시 연락이 닿은 바스테트는 폴이 왕들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음을 알게 되었고, 쥐들이 타워 지하에 폭발물을 설치할 거라는 계획을 듣게 된다. 다들 폴이 쥐임을 거론하며 그를 믿지 못하자 바스테트는 폴에게 알 카포네와 티무르의 갈등을 조장하는 임무를 부여한다.


얼마 후 다시 연락해온 폴은 티무르와 알 카포네의 의견이 불일치하는 일이 있었고, 그들 사이의 갈등을 감지한 폴 자신이 둘 사이를 이간질시켜 결국 결투까지 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먼저 공격을 했던 알 카포네가 티무르의 역공으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그리고 그렇게 유일한 왕이 된 티무르는 질산칼륨을 확보할 방법을 찾아냈고, 폭약을 프리덤 타워 지하에 반입해 폭발을 일으킬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이에 소집된 임시총회에서 바스테트는 티무르와의 소통을 제안하며 자신의 103번째 고양이 부족의 대표 인정을 승인받는다.

그리고 바스테트는 티무르와의 담판을 위해 자유의 여신상 아래에 설치된 연단으로 향하는데…….



1권을 거쳐 2권 초반까지 마치 내일 당장 쥐를 제외하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처럼 위기감이 한없이 고조되었는데 어찌 보면 조금 허무하다시피 바스테트가 쥐와의 담판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그렇게 허무하게 쥐가 지구의 지배종이 되어버리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멋진 반전.

대멸망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협하는 쥐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주고 이끌어 줄 지도자, 예언자, 뉴욕 대탈출 등을 다룬 이야기를 보면서 영화 엑소더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바스테트는 자신이 모든 인류와 고양이와 개 등의 구원자이자 지도자라고 생각하고 종간 소통을 강화하여 세상을 통치하고자 했지만 '고양이'라는 종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 그 이면에는 역경에 처해졌을 때는 종을 초월하여 단합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다가 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 금세 자기 잇속을 챙기며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은 배척해 버리는 편협함을 버리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설 속 인간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조차도 내일 당장 내 피를 먹고 있는 모기가 나랑 동등한 위치라고 하면 심한 거부감을 느낄 것 같다. 뭐, 베르 같은 개미가 등장한다면 그건 좀 말이 틀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소설처럼 제3의 눈이라는 것을 이식해 동물들에게 인간의 지식을 가르쳐 준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할까? 동물을 인간화시킨다는 생각 자체가 인간이라는 종 위주로 사고를 한다는 인간의 편협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우리는 예전 침팬지에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친 '님 프로젝트'를 통해 동물은 결국 동물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발견했었다. 그런 한계로 중단된 프로젝트는 결국 실험 대상이었던 '님 침스키'를 불행한 삶에 빠뜨렸던 것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어찌 됐든 이 소설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소통'과 '화합'과 '조화'.

물론 소설처럼 제3의 눈을 이식해서 모든 동물을 인간화할 필요는 없고, 인간이 지구상에 살아가는 모든 동물들과 소통하도록 노력하여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온 우주를 통틀어 유일하게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환경일지도 모르는 지구에서 인간이 도태되거나 추방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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