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공화국 - 대한민국을 쥐고 흔드는 재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무사할 수 있을까?
박상인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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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지난 시절 경제개발과정에서 경제력 집중 등을 겪으며 재벌 중심 구조의 산업구조를 형성해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특정 재벌을 위한 법률이나 규정이 만들어져 왔고 재벌 총수 일가는 일반 국민과 다른 사법적 특혜를 누리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경제 권력이 된 재벌과 재벌 총수 일가를 감시하기보다는 이들에 편승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지만 재벌 중심 경제 구조에 대한 비판은 반자본주의 내지는 공산주의라고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를 보면 20세기 초 거대 기업과 거대 기업집단의 등장으로 경제력 집중의 우려를 낳았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 대법원은 당시 대표적 거대 기업인 스탠더드 오일을 90개의 독립 기업으로 분할하였고, 이후 대기업집단이 다시 형성되었지만 대공황기에 뉴딜정책으로 미국의 대규모 기업집단은 사실상 해체되었다. 뉴딜 정책의 중요한 함의 중 하나는 제도화된 시장 경제의 정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경제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20세기 초 멕시코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과 같이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였는데 1930년대부터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1970년대부터는 정체 상태에 빠졌다. 대공황과 뉴딜을 거치면서 미국의 재벌들이 소멸된 것과 달리 멕시코를 비롯한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정부의 친재벌 정책의 영향으로 1930년대 이후 재벌 체제가 더 강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라틴 아메리카는 재벌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친재벌 정책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와 달리 이스라엘은 1985년부터 20여 년간 추진한 민영화의 결과로 금산 복합 재벌이 등장했고 이에 따라 경제력 집중 문제가 부각되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2009년도 연차보고서에서 경제력집중의 증거들과 해결책을 제시했는데 언론이 이를 인용하면서 재벌 중심 경제에 대한 우려를 사회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후 국가적으로 경제력 집중에 따라 국가적, 사회적 의사결정이 왜곡될 가능성에 대한 인식으로 재벌구조를 해체하는데 성공하여 국가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각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경제력 집중이 초기 산업화 시대에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각 사회가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가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재벌 공화국』은 합리적 근거와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들어 독자들에게 우리나라가 정치, 경제적으로 정상적인 민주주의로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건강한 자본주의는 경쟁과 균형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력 집중에 따른 재벌 경제는 이를 방해해왔음을 알 수 있다. 향후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제력 집중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회구성원들의 보다 큰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다 같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장을 열어 주는 것이 바로 이 책 『재벌 공화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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