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버린 마음은 어떨까? 그것도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신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던 이가, 어느 날 갑자기 덜컥 사고로 죽어버린 모습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 누구라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이런 이별을 겪은 사람들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마지막 인사가 담긴 이야기이다. 기차가 탈선으로 인해 탑승자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하게 된 끔찍한 사고. 그로 인해 누구보다도 고통을 받는 유가족들에게 있어서 가장 간절한 소원은 죽어버린 이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었다. 비록 잠시일지라도.

그러던 그들에게 있어서 사고 날의 그 기차가 유령처럼 나타난다는 소식, 그리고 그 기차에 타면 죽어버린 이들을 타고 있는 시간이나마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은 거짓말일지라도 붙잡고 싶은 한 가닥의 희망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그들은 기차역으로 갔고, 그곳에서 '유키호'라는 이름의 유령을 만나게 되었다. 유키호가 그들에게 제시한, 기차를 탑승하는데 지켜야 할 규칙은 네 가지였다: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둘,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셋,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넷,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이러한 규칙들에도 기차역을 찾은 이들은 마지막으로 탈선 사고로 죽어버린 이들을 보기 위해 열차에 탑승하였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린 이들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기차에 탑승하는 모습들을 보며, 나는 문득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그 책에서는 과거와의 교류로 현재에 어떠한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단지 작별 인사 정도밖에 못한 채, 사고의 피해자들을 잃은 자신들의 슬픔조차 전하지 못한다는 부분이 애처로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기차를 통해 죽은 이들을 만난다는 주제에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들이 더해져 새로운 감동으로 화한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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