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는 숙녀 두 사람 비웃는 숙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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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참가비 남자 7천 엔, 여자 5천 엔만 받고 열린 아키가와 제1중학교 동창회가 동창 중 스캔들 메이커인 국회의원 히사카 고이치의 이미지 세탁을 위한 정치쇼를 연출해 주는 대가로 히사카 고이치의 후원을 받아 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호텔 중 하나인 후지미 임페리얼 호텔의 비취홀에서 눈부시게 호화롭고 화려하게 열렸다. 고노시노 호나미는 간사인 무로하시 겐지에게 언짢은 기색을 표하며 동창회장을 국회의원의 쇼장으로 팔지 말라는 말을 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집에 빨리 가라는 무로하시의 말에 호나미는 이왕 이런 동창회에 왔으니 본전이나 뽑고 가겠다며 화려한 동창회를 즐길 준비를 했다.

무로하시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히사카의 건배사에 맞춰 동창들은 모두가 잔을 들이켰고, 다음 순간 호나미는 소화기관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흐릿해져 가는 시야로 자신처럼 쓰러져있는 다른 동창들의 모습을 보았다.

호나미가 어렴풋이 다시 정신을 차린 곳은 병원이었고, 병원 관계자로부터 동창회 참석자 중에서 자신을 포함해 세 명만 목숨을 건졌고 나머지 열일곱 명은 목숨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6월 20일, 여행사의 '도가리 수타 소바와 온천'이라는 저렴한 1박 기획 여행 상품으로 버스 여행을 떠나는 쓰지쿠라 부부는 자신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70대 부부부터 여성 직장인 그룹까지 주위 남녀노소의 모습들을 관찰했다. 개중에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이 보이지 않는 혼자 참가한 여성도 있었다.

버스 가이드 다카하마 유키미의 센스 있는 안내와 원활한 교통흐름으로 순조로운 여행길에 오른 버스는 예정대로 약 3시간 후 마쓰시로 휴게소에 도착했고, 관광객들은 화장실이나 푸드코트, 쇼핑 코너를 돌며 휴식시간을 가진 후 예정된 25분이 지난 후 버스에 승차했다. 그러나 운전석 뒤에 앉았던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여자 승객은 돌아오지 않았고, 버스 가이드가 30분 이상 휴게소를 샅샅이 뒤지며 찾았음에도 찾지 못하자 버스는 그 여자 승객을 남겨둔 채 목적지로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휴게소를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가노 인터체인지에 다다랐을 무렵, 쓰지쿠라 부부는 운전석 바로 뒷좌석이 폭발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7월 27일 오후 11시 30분이 넘어 오오쓰카 히사히로는 익숙지 않은 길을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며 걸어가서 목적지인 중학교에 도착했다. 학교 건물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오오쓰카는 그래도 누가 있을까 주변을 잘 살펴본 뒤 담장을 넘었다. 아무도 없는 학교 건물에 숨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고, 절도나 파괴를 위해 숨어든 것이 아니었으므로 오오쓰카는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보수적인 자신의 직업에서 오는 반작용으로 몸속에서는 불법을 저지른다는 배덕감이 피어오르며 희열감이 감돌았다.

오오쓰카는 CCTV나 센서에 걸리지 않고 교무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조심스럽게 교무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7월 28일 밤 1시 15분, 아키가와 제1중학교에서 대형화재가 일어나 4층 중 1층은 거의 전소되었고, 2층은 절반이 불에 탔다.


8월 10일, 오기노 다에코는 야마기시 목욕탕에서 '야마기시 피트니스 클럽'으로 개조한 헬스장에서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원래 대중목욕탕에서 욕조를 떼어내고 타일 바닥을 플로어링으로 교체한 정도인데다가 자금 부족으로 트레이너가 없어 헬스장은 한산했다. 아마 이곳도 이전 목욕탕처럼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것임이 불 보듯 뻔했다.

다에코가 운동으로 쌓인 피로를 쫓으며 정신을 다잡으며 다시 집중하는 순간 '쿵'하는 소리와 엄청난 진동과 함께 몸이 공중으로 떠오른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벽에 엄청난 속도로 내동댕이 쳐졌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도 하기 전에 다에코는 정신을 잃고 만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비웃는 숙녀 시리즈가 『비웃는 숙녀 두 사람』으로 돌아왔다. 평범한 사람이 보기에는 너무 두렵고 이질적인 존재인 가모우 미치루에 더해 우도 사유리까지.

이 책에서 가모우 미치루와 우도 사유리는 수사본부를 비웃으며 대규모 연쇄 테러 사건을 저지르는데, 그들은 살육과 파괴에 아무런 공포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희열을 느끼며 즐긴다. 그들이 남긴 히사카 고이치의 숫자 '1', 다카하마 유키미의 '2', 오오쓰카 히사히로의 '3', 후루미 지카의 '4'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들이 대규모 연쇄 테러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가 끝나 가도록 수사본부는 사건의 동기는커녕 사건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건의 본질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수사관들의 모습이 너무 무능해 보이며 그들의 답답함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아니, 어쩌면 가모우 미치루와 우도 사유리의 잔악함에 머리가 지끈거렸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밤에 자다가 두 번이나 가위에 눌렸으니.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사건을 계획한 진짜 주범과 사건 동기에는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고 〔다음 편에 계속~〕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끝날까 가슴 졸이며 읽어나가는데, 소설의 거의 끝부분에 이르러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여 사건 해결의 길을 활짝 열어주는 구세주 같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소설을 통해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누구도 비집고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던 두 사이코 악녀들의 연합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다'라는 미코시바 변호사의 말처럼 흔들리고 균열이 가 서로에게 반격할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우도 사유리는 당당하게 수사본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밝히며 번호표 '5'의 사건을 예고한다.

그리고 시작된 가모우 미치루와 우도 사유리, 두 악녀 간의 대결.

무엇을 예상하고 상상하든 그 이상의 악의 세계가 『비웃는 숙녀 두 사람』 안에 펼쳐진다.

모두 함께 용기를 가지고 진정한 악을 마주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물어뜯어 주마."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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